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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고사성어] 이오십보소백보 – 오십 보나 백 보나 매한가지

 

[고사성어] 이오십보소백보 – 오십 보나 백 보나 매한가지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기는 더 큰 흉이 있으면서 도리어 남의 작은 흉을 본다는 말이다. 작금의 정치상황을 보면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와 비슷한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 이오십보소백보(以五十步笑百步)’’라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오십 보 달아난 사람이 백 보 달아난 사람을 비웃다.’ 라는 고사성어에서 유래하였다.

또한 이오십보소백보는 맹자와 관련된 얘기로 유명하다.

맹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사상을 군주들에게 설파했으며, 양나라 혜왕과 양왕, 제나라 선왕, 송나라 언왕, 추나라 목공, 등나라 문공 등과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명한 이오십보소백보의 고사성어의 유래가 된 이야기를 알아 보자.

 

이오십보소백보고사성어

양나라 혜왕은 부강한 나라를 만들려고 자주 백성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하루는 혜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나는 나라를 위해 온 마음을 다 쏟고 있다고 생각하오. 하내에 흉년이 들면 하내의 백성을 하동으로 이주시키고, 하동의 양식을 하내로 보내 이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구휼합니다. 하동에 흉년이 들 때도 그와 같이 합니다.

내가 보기에 이웃나라 어떤 군주도 나처럼 온 마음으로 백성을 아끼는 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웃 나라의 백성이 줄지도 않고 나의 백성이 늘지도 않으니 이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임금님께서 전쟁에 관심이 많으시니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 전쟁을 시작하는 북소리가 울려 칼과 칼이 맞부딪치자 일부 병사들이 겁이 나서 도망을 갔습니다.

그렇게 어떤 사람은 백 보를 달아나고, 어떤 사람은 오십 보를 달아났습니다. 이때 오십 보를 달아난 사람이 백 보를 달아난 사람을 보고 비겁한 사람이라고 비웃는다면 어떻겠습니까?”

 

혜왕이 말했다.

당연히 비웃어서는 인 되지요. 백 보를 달아난 것은 아니지만 똑같이 달아나지 않았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임금님께서 이 이치를 알고 계신다면 어떻게 이웃나라보다 백성이 많아지기를 바라십니까?”

 

 

오십 보나 백 보나 양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질적으로 보면 차이가 없다. 달아난 두 사람은 모두 도망간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양혜왕이 다른 나라 왕보다 백성을 조금 덜 착취했을지 몰라도 힘들게 한 점은 차이가 없다. 맹자가 혜왕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다른 나라 왕들보다 조금 덜 착취하는 걸로 생색내지 말고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라는 뜻일 것이다.

물론 아주 오래 전 전국시대와 2,500년이나 지난 지금은 많은 점에서 다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