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한 씨 부인과 일곱 친구들' 줄거리
한 씨 부인에게는 친구들이 있었다.
자 아줌마, 가위 색시, 바늘 각시, 빨간 실 각시, 골무 할머니, 인두 아가씨, 다리미 아가씨는 솜씨 좋은 한 씨 부인을 도와 한복을 만들었다.
어느 날, 자 아줌마가 일어나더니 한 씨 부인이 한복을 잘 만드는 것은 옷감의 길이와 넓이를 재는 자신 덕분이라고 말하자 가위 색시는 옷감을 자르는 자신 때문이라고 했고 빨간 실 각시도 자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늘 각시도 잘 꿰매는 자신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한 씨 부인의 고운 손을 보호해주는 골무 할머니도, 한복의 주름을 잘 잡아주고 펴 주는 인두와 다리미 아가씨도 저마다 한 마디를 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한 씨 부인은 너희들보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자 풀이 죽은 일곱 친구들은 한 씨 부인을 떠나 병풍 뒤로 숨었고 한복을 만들려던 한 씨 부인은 난감해 했다. 애타게 친구들을 부르자 그제서야 한 씨 부인의 곁으로 돌아온 일곱 친구들을 반가이 맞았다.
◈◈
한 씨 부인이 낮잠을 자는 사이에 반짇고리 속 친구들이 저마다 자신이 가장 한 씨 부인의 솜씨를 돋보이게 한다며 언쟁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조선시대 여자들에게는 부엌도구만큼이나 가까이 했고 많이 만졌을 바느질 도구들을 의인화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등장인물의 특징을 잘 살려서 이야기를 쓴 솜씨가 지금 읽어도 시대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세련된 작품이다.
골무나 인두는 흔히 볼 수 없지만 바느질감이 많았던 당시에는 이것도 빠질 수 없는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로 저마다 자신이 잘 났다고 언쟁을 벌이는 일곱 친구들의 이름에 있어 아줌마나 각시, 그리고 할머니까지 여자들의 일생이 보이는 호칭은 작가가 나름 등장 인물에까지도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라고 보여진다.
동화로 보는 세상
한 씨 부인의 반짇고리 친구들처럼 내 주변에 나를 도와 나를 돋보이게 하는 물건중에 의인화하면 가장 재미있는게 뭐가 있을까 둘러보니 '신용카드'였다.
이 녀석 때문에 웃었던 날도 많았고 울었던 날도 많았다. 한 때는 헌 신짝 버리듯 팽개쳤지만 끈끈한게 정이라고 다시 재회를 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애'와 '증'이 교차하는 이중 얼굴을 가진 녀석. 아무래도 이 생에선 데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품중에 사물을 의인화하는 환타지 성향이 있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사물이나 동,식물이 의인화된 작품은 등장 인물에 쉽게 빠질 수 있고 감정등이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여러분에게 재미를 주는 물건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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