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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부르는 대로 되거라 - 동화 '이 부자 될 놈아!'

 

부르는 대로 되거라 - 동화 '이 부자 될 놈아!'

 

 

동화 '이 부자 될 놈아!' 줄거리

오늘도 개구쟁이 짠이와 엄마의 쫓고 쫓기는 달리기 시합이 벌어진다.

"이놈! 이 부자 될 놈! 거기 안 서!"

뒤뚱거리는 엄마를 놀리며 짠이는 냅다 도망을 간다.

 

천방지축 짠이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지만 엄마는 짠이를 부를 때, 혹은 야단을 칠 때도 절대로 막말로 욕하는 법이 없다. 원래부터 그런건 아니였고 개울 아래 사는 무당 할매가 짠이에게 무지막지한 욕을 하는 짠이 엄마에게

"이다음에 우라나라에서 제일 큰 부자가 될 아들한테 왜 욕을 해서 앞길을 막어. 욕을 하더라도 부자 될 놈이라고 혀!"

이런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진 엄마는 짠이에게 빌어먹을 놈, 죽일 놈 대신 부자 될 놈, 잘 될 놈이라고 불렀다. 짠이도 야단을 맞지만 그 소리가 싫지 않다.

 

부르는 대로 되거라

믿거나 말거나 무당 할매가 젊었을 땐 꽤 신통력이 있었다고 하니 짠이 엄마는 무당 할매의 말을 믿기로 했다. 자기 자식이 잘 된다고 하는데 그말을 믿지 않을 부모가 어디있겠는가.

짠이도 흉기처럼 상처로 남는 흉측한 말이 아니라 듣기 좋은 덕담처럼 들리는 엄마의 야단치는 소리가 싫지 않다. 혼나는 상황이어도 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부자 될 놈!"하고 엄마가 소리를 치는데 하늘에서도 그 정성?에 감동해 주지 않으려던 복을 주실지도 모를 일이다.

 

동화로 보는 세상

이름을 지을 때 뜻을 포함해서 부르기 좋은 이름을 지어야하는 이유는 남들이 그 사람 이름을 부를 때 '이름에 담긴 그 뜻 그대로 이루러져라'라고 염원하는 기운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마찬가지로 이름의 뜻이나 부르는 어감이 좋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사람들로 하여금 그 사람이 잘 되지 않기를 비는 것과 같다고 하니 이름은 심사숙고해서 지을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귀한 아이, 앞날이 창창한 아이에게 가당치도 않은 욕설처럼 막말을 한다면(그것도 매일) 잘 되려고 타고 난 아이도 잘 될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부모가 일구월심 잘 못되라고 염원하듯 부르는데 잘 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일이다.

갑자기 외삼촌이 생각났다.

어릴 적 외할머니의 막내 아들, 그러니까 막내 외삼촌이 할머니 속을 많이 썩였다. 외할머니는 속상한 마음을 욕에 담아 하셨고 그 때문은 아니였겠지만 막내 외삼촌은 인생길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딸아이에게 욕을 한적은 없지만 아들에게는 '이느무시키'라고 욕을 순화?해서 하곤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하면 안되겠다. 그리고 핸드폰 이름을 당장 바꾼다. '크게 잘 될 아들, 당당하고 멋진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