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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나이를 이르는 말 - 약관 불혹 지천명

 

나이를 이르는 말 - 약관 불혹 지천명

 

남자 나이 40 이면 불혹인데 그렇게 마음이 흔들려서 되겠는가?

나이가 50 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지천명)는 데 그래야 되겠는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이며, 이렇게 우리가 쓰는 말 중에 나이를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아마도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한 번쯤은 배웠던 내용이다.

 

15세 지학, 20세 약관, 30세 이립, 40세 불혹, 50세 지천명, 60세 이순, 70세 종심 그리고 77세 희수라고 한다.

 

오늘은 나이를 이르는 말들의 정확한 유래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녀가 약관 30세에 사장이 되었다고?

 

약관이라는 말은 남자나이 20세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까 위 문장은 '그녀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로 고쳐야한다.

 

약관이라는 말은 20세가 되면 머리를 올려 관(관모)을 쓰게 하고 성인으로 인정했던 주나라의 관습에서 유래되었다. 중국의 고서 '예기 곡례편'을 보면 "열 살을 ''라 하니 배우고, 스무 살을 ''이라 하니 관모를 쓰고, <중략>"라는 문장이 나온다.

 

유년(10), 약년(20), 장년(30), 노년(70)이라는 말의 뿌리가 예기의 문장에서 유래한 것이다.

 

최근에는 약관이라는 의미가 정확히 20세만을 지칭하기보다는 '20대의 젊은 나이'란 뜻으로 의미가 확대되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10대나 30대를 '약관'이라 하거나, 젊은 여자를 '약관'이라 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자님 말씀에 있는 불혹의 뜻은?

 

볼혹(不惑)의 혹은 '미혹하다' '갈팡질팡하다' '의심하다'의 뜻으로 '불혹'은 이런 것들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니 '부질없이 엉뚱한 것에 마음이 갈팡질팡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논어 위정편'에 있는 말로 공자가 제자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며 한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공자 같은 분이 40세에 불혹에 경지에 이르렀는데, 범인들이 40세에 불혹에 경지에 이르면 더 이상 일반인이 아닌 성인이라 해야겠다.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고

삼십이립(三十而立) 서른에 삶의 기초를 이루고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마흔이 되어 남의 의견에 현혹되지 아니하고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쉰에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 예순이 되어 귀가 순해지고(남이 의견을 다 들을 수 있게 되고)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일흔에 하고 싶은 바를 해도 법도를 넘지 낳았다

 

 

원문에서 보듯이 15세를 '지학', 30세를 '이립', 50세를 '지천명', 60세를 '이순', 70세를 '종심'이라 하는 근거도 논어의 위정편에 있는 공자님 말씀에서 유래되었다.

 

 

 

장수를 축하하는 의미인 희수(喜壽)

 

희수는 나이 77세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77세까지 산다면 장수로 생각했겠지만 지금이야 100세를 넘어야 장수했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당나라 두보가 쓴 '곡강이수'라는 시 구절에 보면 '인생칠십 고래희(사람이 일흔 살까지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었다)'에서 '(, 드물희)'에서 가져온 '70'를 뜻하는 희수(稀壽)라는 말이 있는데 희수(喜壽)와 음은 같으나 뜻은 다르다.

 

 

 

 

 

77세를 뜻하는 희수는 '기쁠희()'를 초서로 쓰면 '七七'이 된다 해서 생긴 말이다.

이런 식으로 나이를 돌려 표현하는 경우로는, 99세를 백수(白壽)라 하는 것은 '(일백)'에서 하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88세를 미수(米壽), 80세를 산수(傘壽), 90세를 졸수(卒壽)라 표현하는 것도 초서로 쓰면 달라지는 글자에서 유래했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나이에 대한 표현은 공자가 이룬 나이의 기준이다.

 

지금이야 예전보다 정보를 접하는 경로가 훨씬 다양하니 성취를 이루는 나이가 그 때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어쩌면 이들 나이를 뜻하는 말들은 지금에는 잘 못 사용되는 대표적인 표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