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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조조가 말한 계륵의 뜻은?

 

조조가 말한 계륵의 뜻은?

 

 

얼마 전 중국드라마 삼국지를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 95부작이라 길다는 느낌은 있으나 정통 중국드라마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삼국지의 여러 인물 중에 조조 역은 평소 알고 있는 삼국지 속의 조조에 딱 맞는 배역이라 생각된다.

 

 

 

 

 

 

평소 음흉하고 사악한 이미지인 조조 모습을 잘 어울리는 탁월한 배우 선정이다. 그리고 극장에서도 '조조-황제의 반란'이란 영화가 상영하였다. 조조 역을 맡은 배우가 주윤발인데 드라마 속의 조조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일거 같다.

 

주윤발하면 홍콩 르와르의 대표작 첩혈쌍웅만 생각나는 배우라 그런지 조조와는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어째든 삼국지의 여러 인물 중 조조만큼 인물 평이 다양한 이는 없을 것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는 일반적으로 알기에는 간사하고 정의롭지 못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것은 유비와 대결 구도를 만들어 흥미를 높이기 위한 소설 기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제 역사 속 조조에 대한 평가는 시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송대에는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간웅'이라 했고, 문호 노신은 '재능이 뛰어난 영웅'으로, 모택동은 '위대한 인물'로 칭송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조조 얘기를 하면 조조가 온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조조의 정보 수집력을 표현한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는 조조와 관련된 재미있는 고사들이 꽤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계륵'입니다.

 

 

 

조조가 말한 계륵의 속뜻은?

 

계륵은 한자로 닭 계()에 갈비뼈 륵() 이 합쳐진 말로 '닭갈비'라는 뜻이다. 그러나 계륵이라는 말은 닭갈비보다는 다른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큰 소용은 못 되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말'로 계륵을 사용한다.

 

 

 

 

 

그러면 계륵이라는 의미가 이렇게 된 것은 왜 일까?

그 이유는 조조가 무심코 뱉은 한마디 때문이었다.

 

후한 말, 중국이 삼국시대로 접어들기 전인 218년경, 중국 중서부 한중에서는 북방의 최강 군벌인 조조와 서북지역에 발판을 마련한 유비가 한판 승부를 벌였다. 원래 이 땅은 조조가 차지한 곳이었는데, 유비가 중원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진격을 하여 한중의 요새지인 정군산을 점령하고 조조군을 압박하였다.

 

이에 조조는 맹장 하후연을 보내 싸우게 했으나, 제갈량의 전술에 걸려 전사하고 만다. 다급해진 조조는 직접 군대를 이끌고 출정하지만 유비군이 완강하게 버티자 전쟁은 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식사가 들어왔는데 그릇에는 살점이 별로 없는 닭갈비 한 덩이가 들어 있었다. 조조가 젓가락으로 이것을 들고 있을 때 한 부장이 들어와 "오늘 밤의 군호(암호)는 무엇으로 할까요"라고 묻자, 조조는 무심코 "계륵"이라 대답했다.

 

 

 

너무 앞서가면 죽는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다른 사람들은 특이한 군호 정도로 생각했으나, 주부(문서관리자) 양수는 '조조는 한중을 취하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그렇다고 무작정 돌아가면 웃음거리가 될 것을 두려워해 은밀히 퇴각을 명한 것이다'고 생각하고 부하들에게 짐을 싸게 한 것이다.

 

다음 날 이를 안 조조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양수를 참하고 철군을 감행한다. 그러나 조조가 양수를 죽인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평소에도 양수는 본인의 총명함을 조조에게 자주 드러냈다.

 

역사에서 영웅은 자신을 앞서가는 참모를 그냥 두고 보는 경우가 없다. 남들보다 뛰어난 양수였지만 자신의 재능을 주군(조조)이 두려워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으니 바로 헛똑똑이였던 것이다.

 

 

 

삼국지에는 양수의 총명함에 대한 일화로 '일합소(一合宵)'가 있다.

 

어느 날 변방에서 연유(농축 우유) 1합을 보내오자, 조조는 합 위에 '일합소'라고 써 책상에 놓아 두었다. 사람들은 일합소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으나, 양수는 숟가락을 가져와 사람들과 연유를 나누어 먹었다.

 

나중에 조조가 이유를 묻자 양수는 '합 위에 '一人一口宵'라고 쓰여 있는데 누가 승상의 명을 거역하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한 사람이 한 입(一人一口)'씩 먹으라는 뜻으로 '일합'이라 적은 조조의 뜻을 양수만 간파한 것이다. 아마 이 때부터 조조는 양수를 경계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