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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비육지탄 -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들의 한숨 소리

 

비육지탄 -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들의 한숨 소리

 

유비의 비육지탄

조조를 죽이려 반란을 꾀했으나 실패한 유비는 관우, 장비, 조운과 함께 황족인 유표의 도움으로 몸을 의탁하면서 신야라는 작은 성을 받아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유표가 베푼 술자리에서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갔다가 살이 붙은 자신의 허벅지 살을 보며 탄식하였다.

 

유표가 탄식하는 연유를 물으니

"나는 언제나 말안장을 떠날 날이 없어 다리에 살이 찔 겨를이 없었는데 요즘은 말을 탈 일이 없어 넓적다리에 살이 붙어 버렸습니다. 세월은 흘러만 가고 곧 늙음이 찾아올텐데 이룬것이 없으니 탄식할 밖에요."

 

 

 

 

청춘들의 비육지탄

오랫동안 낙방의 고배를 마셨던 사촌동생이 드디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부모님은 물론 친인척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몇 년 전, 기업체 취업을 준비했으나 여의치가 않아 공무원 시험을 병행하였는데 어찌하다보니 세월은 흐르고 30을 넘기게 되자 신입사원으로서의 연령대가 지나버려 그 때부터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렸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여튼 꽤 오랫동안 낙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어 안타깝기만 했었는데 이번에 합격을 하였다. 다른 집 자식들은 양복 입고 출근하고 결혼도 하면서 나름 발전되어 가는데 자신만 퇴보하는 것 같아 스스로 자존감도 떨어지고 부모 볼 낯도 없고, 그러다보니 친인척들과도 자연히 소원해 졌었는데 아주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었다.

 

 

2천년대 대한민국엔 혈기완성한 20-30대들이 '비육지탄'이다.

IMF이후 평생 직장은 없어지고 평생 직업만 남았다고 하는데 이젠 평생 직업이 아니라 평생 알바만 남았다는 말이 떠 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작금의 현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탄식하는 젊은 청춘들의 한숨은 언제쯤이나 잦아들지.....

 

비육지탄

허벅지살의 탄식라는 말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을 한탄스러워 한다는 뜻이다. 유비가 살이 붙은 자신의 허벅지를 보며 탄식하던 나이가 오십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