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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동지 -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 22번째 절기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2013년 동지는 12월22일이다.

밤이 가장 긴 날이라 생각하지만 한편 동지를 기준으로 조금씩 낮이 길어지므로 태양이 어둠을 이기고 부활하는 의미를 두어 옛날엔 큰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중국 주나라가 동지를 '설'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동지를 '아세'라 부르고 민간에서는 '작은 설'이라고 할 정도로 대접받는 절기 였으며 설에 떡국과 마찬가지로 동지 팥죽울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겼다. 

겨울철 절기이지만 이 날 날씨가 춥지 않으면 다음 해 질병이 돌아 사람이 많이 죽을 수 있고,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다음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팥죽의 유래

팥죽을 먹게 된 유래는 중국 『형초세시기』에 의하면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죽어 역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평소에 팥을 두려워했기에 팥죽을 만들어 역신을 물리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팥죽 유래는 옛날,  난을 당해 피난가던 임금이 백마의 피를 제물로 제사를 지내고 나서 난을 무사히 넘기게 되었는데 그 이후 피 대신 팥죽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팥밥, 팥떡도 있는데 왜 굳이 팥죽이었을까 생각해보니 당시엔 귀했던 팥으로 가장 양을 많이 불릴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팥죽엔 찹쌀가루나 수수가루로 만든 옹심이가 들어가는데 크기가 새알만해서 '새알'이라 부르기도 하고 '새심이', '새알심이' 등 지역에 따라 명칭이 상당히 다양하다. 그 중 '용알'이라하여 특별히 큰 옹심이 넣어 두고 그것을 건져 먹는 사람은 복이 들어온다하기도 했다.

옹심이는 자기 나이수 만큼 먹기도 했으며 팥죽 아홉번 먹고 나무 아홉짐을 하라는 말이 있는걸 보면 팥죽이 당시 겨울철 영양식이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옛날 사람들은  팥죽을 먹으며 심신의 건강을 염원했지만 방이나 부엌, 장독대, 곡간 등 집 안 곳곳에 뿌리거나 팥죽 그릇을 두어 악귀를 떨쳐 내고 정화시키기도 했다.

 

동지의 의미

팥죽은 먹기도 했지만 다음 해 농사를 점치는 기능도 했다.

팥죽 12그릇을 놓고 일정 시간 경과 후 아무 변화가 없으면 무탈한 달이고 갈라지는 모양이면 가물고, 물이 생기면 그 달에 비가 많이 온다고 예측하였다. 그래서 농사를 시작하는 달의 팥죽에 물기가 많은지가 관심사였다. 특이한 것은 강원도의 경우엔 떠 놓은 팥죽이 쉬면 다음 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동지의 대표적인 풍속인 팥죽은 악귀를 쫓는 의미가 가장 컸는데 붉은 색(양기)의 팥이 악귀(음기)를 쫓아 내어 몸을 건강하게 하고 집 안을 평온하게 하여 주며 세상을 정화시켜 준다고 믿었다.

현대에 와서는 동지의 원래 의미는 거의 사라지고 그저 별식인 팥죽을 먹는 날 정도로만 알고 있다. 내 가족과 내 가정의 안위가 중요하지만 가까운 이웃들과 혹은 소외된 이웃들의 안위를 위해 팥죽 한 두 그릇 건네는 풍속이 오래토록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