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玼吝考妣)란 몹시 인색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자린고비의 고(考)와 비(妣)는 '돌아간 아버지와 어머니'란 뜻으로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지방에서 많이 본 글자이며, 자린은 단순한 취음(본래의 뜻이나 철자는 고려하지 아니하고 그 음만 취하는 일)으로 한자의 뜻과는 상관이 없다.
그러면 왜 자린고비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란 뜻의 고비가 들어가 있으며, 고비가 구두쇠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자린고비에 얽힌 설화를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자린고비 설화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몇 안 되는 고사성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자린고비에 대한 설화가 전국적으로 여러 개가 있다. 그 중에서도 지방에 관한 설화가 자린고비의 고비와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이 된다.
자린고비에 얽힌 설화
예전에 충주에 한 구두쇠 양반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구두쇠 중에서도 상 구두쇠였다.
그는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지방의 종이가 아까워 태우지 않고 접어두었다가 다시 쓰는 바람에 지방 속의 考(고)자와 妣(비)자가 때에 절어버렸다 해서 '절은 고비'라는 말이 나왔고, 이것이 '저린고비'에서 '자린고비'로 변했다는 이야기이다.
또 다른 자린고비의 유래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일 게다.
영조 때 음성 출신의 조륵이라는 선비는 생활이 매우 검소하여 밥 한 숟갈 뜨고 천장에 걸어놓은 굴비 한 번 올려다보곤 하면서 식사를 했는데, 이 '절인굴비'가 점차 '자린고비'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륵은 자신만 아는 구두쇠는 아니었다. 조륵은 기근 때 백성들에게 재산을 풀어 구휼을 했으며, 그 이야기가 왕에게 전해져 정3품 벼슬을 하사 받았다.
2014년 청마의 해인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물론 힘들었던 작년보다는 경제가 좋아지길 모두들 바라지만 세계 경제가 그렇게 좋아지지만은 않을 거라는 예상도 많다.
올 한해도 절약하는 자린고비 정신이 필요하지만 남에게는 인색하지 않은 자린고비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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