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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난 원숭이다 -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동화] 난 원숭이다 -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동화 '난 원숭이다'

조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원숭이라고 믿었다.

팔다리가 길고 머리털이 부스스했던 조는 원숭이처럼 전등에 매달리고 집 안을 뛰어 넘나드며 바나나를 왕창 먹기도 해서 걱정스런 엄마와 아빠는 의사 선생님을 찾아 갔는데 의사는 기다리면 귀여운 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하셨다.

 

 

하지만 조는 집을 떠나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 가족과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

 

 

살짝 낯설었지만 원숭이 조는 잘 적응했다. 어느 날 동물원에 왔던 조의 사촌이 그의 모습을 보고 원숭이가 아닌데 왜 거기에 있냐며 소리를 쳤다. 조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자신은 그저 몸집이 작은 아이였다라는걸 알게 되었고 귀여운 조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팔다리가 길고 털이 많았던 조를 보고 엄마는 못난이 고릴라, 사랑스런 원숭이라며 불렀다.

엄마의 표현은 정말 못난이가 아니라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담은 표현인데 어린 조는 정말 자신이 원숭이라 믿어버렸던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귀한 아이일수록 못난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는 부정타지 말라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조의 엄마가 조에게 원숭이라 했던것도 이와  비슷한 표현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어린 조는 실제 원숭이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집을 나가버렸다. 이 부분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청소년기의 혼란을 나타낸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원숭이들과 함께 있어도 조는 원숭이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러니 원숭이 사이에 섞여 있던 조를 알아채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를 알아 본 사람들은 그에게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외쳤다.

 

 

동화로 보는 세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겪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가족과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은 가출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지만 조의 경우처럼 가출하고 나서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깨닫고 돌아오기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부모가 너는 원숭이가 아니라고 해도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지 못하면 아이는 스스로를 사람들 틈에 사는 원숭이라고 영원히 믿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기한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청소년기 아이들은 같은 말인데도 부모의 말보다 타인의 말을 더 신뢰한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