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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석가탄신일을 밝히는 등불 - 연등회, 팔관회, 관등놀이

 

석가탄신일의 등불 

사월초파일이 되면 화려한 연등행렬이 눈길을 끈다. 부처의 모습과 연꽃모양, 코끼리등 불교의 상징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각종 캐릭터 모양의 등들도 화려하고 환한 불빛으로 거리를 밝히며 온 세상에 부처의 자비가 넘치기를 기원한다.

 

 

불교의 등불 유래는 옛날 부처의 설법을 밤늦도록 듣던 불제자들이 기름등불을 밝힌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등불은 어두운 곳을 밝히고 무지를 몰아내고 지혜를 번지게 하여 중생들이 번뇌와 욕심의 마음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등회, 팔관회, 관등놀이

우리나라에서 등불을 밝히는 행사는 그 기원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대에 시작되어 고려시대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힌 불교 법회로, 본래 연등에 불을 켜 놓음으로써 번뇌와 무지로 가득찬 어두운 세계를 밝게 비춰주는 부처의 공덕을 기려 선업(善業)을 쌓고자 하는 공양 방법이었다.

연등회와 더불어 신라 진흥왕때 행했던 팔관회는 살생, 도둑질, 거짓말, 간음, 금주와 함께 사치를 금하고 겸손, 금식까지 불교의 8계를 하루동안 지키면서 수양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는데 향등을 걸어 세상에 빛과 향기가 퍼져 나가도록 하였다.

 

 

 

 

사찰뿐만 아니라 일반 사가에서도 등을 달아 자손들의 복을 빌었는데 식구 수만큼의 등을 달았고 등불이 밝을 수록 복을 많이 받는다하여 유난히 밝은 등을 많이 달았다. 밝은 등 덕분에 등을 다는 날 밤에는 거리가 대낮처럼 밝았고 오색등불로 치장한 장안거리를 구경(관등, 觀燈)하느라 밤늦도록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각양각색의 등불이 빛나는 세상은 동화속 나라처럼 환상적이었을테니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된다. 등의 종류로는 수박등이나 호박등, 청등과 홍등, 용등이나 봉황등등 모양도 다양했으며 아이들은 줄불놀이를 즐기고 물에 바가지를 엎어 두들기는 물장구 가락에 노래와 춤을 추며 즐기었다.

 

 

 

매년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많은 등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규모나 특징들이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등축제의 공통점은 예나 지금이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자신을 포함한 다른 이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는 전기의 발견으로 불의 밝기는 태양에 견줄만큼 커졌지만 오직 자신만을 위한 '등불'이여서 그런지 휘황찬란한 등의 밝기에 비해 행복한 세상은 아닌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