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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10대의 감정표현은 어른들의 자가당착

 

10대 남녀 아이들이 사건에 연루되어  피의자의 신분으로 경찰서에 잡혀왔는데 반성의 기미 없이 서로 장난을 치고 낄낄거리며 일부 남녀 아이들은 경찰들을 조롱하듯 보란 듯이 애정행각을 벌여 담당 경찰들을 아연실색케 했다고 한다. 마치 '그래서 니들이 어쩔건데?'라고 어른들을 비웃는다.

고대 벽화에 쓰인 암호 같은 글자를 풀었더니 요즘 젊은 애들 버릇이 없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사실인지 농담인지 모르지만 기성세대들은 그랬을 것이라고 단정짓듯 생각할 것이다. 아무튼 시대를 불문하고 세대차이에 의한 갈등이 유사이래 계속되어 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근래 들어 갈등의 차원을 넘어선 젊은 세대, 특히 10대들의 폭력성이 점점 잔혹해지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년 용인에서 있었던 살해 사건은 범인이 10대였다는 것과 시체를 무참히 훼손한것도 모자라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전송까지 했다니 미성년자 모르고 그랬다는 핑계를 들어줄 수가 없다. 집단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나 또래 아이들에게 가하는 고문과 같은 폭행을 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면 가해자는 분명히 아이인데 무식할 정도의 폭력성을 보여 더 무섭게 느껴진다.

청소년들의 폭력성이 점점 흉악해 지고 우발적이기보다 치밀한 계획이나 의도적인 폭력인 경우를 많아지다보니 거리에서 청소년 아이들과 눈 마주치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무서운 10대?

일부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대형사건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런가 아닐까?' 라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몇 년전 30대 남자가 청소년을 훈계하다가 청소년들이 휘두른 집단폭력에 사망했다는 뉴스도 알고 보니 오해소지가 있는 사건이었다. 10대가 30대에게 폭력을 휘둘려 사망하게 하다니 요즘 아이들 무섭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며 혀를 끌끌 찼었는데 자세한 내막을 알고 보니 이 사건은 10대들의 일방적인인 폭력은 아니었다.

 

 

30대 남자 A는 편의점 앞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침을 뱉는 청소년 B를 보고 훈계를 시작했다. 그때 지나가던 C가 그 모습을 보고 그만하라며 제지하다가  A C가 싸우게 되었다.  훈계를 듣던 청소년 B는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려 했고 그 와중에 A B를 때렸는데 맞은 B가 우발적으로 밀었는지 때렸는지 정확치 않으나 A가 넘어지면서 뇌진탕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고의든 아니든 청소년B 의 폭력에 30대 남자가 사망한 것은 맞지만 보도한 것처럼 훈계가 듣기 싫어 폭력을 휘두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B라는 아이를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보고는 A B나 모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10대의 감정표현, 어른들의 자가당착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릴 것 없이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자라던 시절과 상당히 다르다. 흔히들 물질적인 풍요가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망쳤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어른들에 의해 무한경쟁에 떠 밀린 아이들의 몸부림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려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몸과 마음은 질풍노도인데 현실은 갇혀 있으니 아이들은 더  답답해 미칠 노릇일 것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마구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어릴 땐 어른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고 거부감이나 반항의 감정을 가졌었다. 다만 지금의 아이들과 다른 점은 그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 절제하고 감추기도 했다. 그런데 자신감 있는 아이로 개성이 강한 아이로 키우려고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가르친 사람은 바로 어른들 자신이다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건너뛰고 무조건 표현해서 나타내라고만 하였으니 아이들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것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어른들에게 전달되어 나타나고 있다. 좋은 말만 듣고 싶고 싫은 말은 듣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아이들은 되묻는다

아이들에게 감정 표현 뿐만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함을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