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털장갑'
할머니는 하얀색 털장갑을 갖고 싶어하는 니키를 위해 예쁜 털장갑을 떠 주셨고 눈 위에 떨어뜨리면 찾기 어려우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눈 위에서 열심히 놀던 니키는 털장갑을 잃어버렸다.
눈 위에 떨어진 하얀색 털장갑에게 숲 속 친구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처음 두더쥐가 따뜻한 장갑 속으로 들어가더니 토끼가 들어 가고 고슴도치도 들어 가고 오소리까지 털장갑 속에 들어오니 털장갑은 빵빵해 졌다.
하지만 그 뒤에도 여우와 곰이 털장갑 속으로 들어갔고 마지막으로 들쥐가 들어 왔다.
그런데 들쥐의 수염때문에 곰이 재채기를 하면서 동물 친구들은 털장갑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 순간 니키의 눈에 멀리서 날아오는 하얀색 털장갑이 눈에 띄었고 얼른 달려가 잡아 챘다.
할머니는 니키의 늘어진 장갑을 어이없이 바라보셨다.
내 털장갑에 도대체 무슨일이?
우크라이나의 구전 동화를 각색한 이 책은 우크라이나 소년 니키의 전통 옷차림이 인상적이다.
우크라이나 전통의 화려한 자수가 돋보이는 그림에는 은색 머리를 가지런히 땋아 올린 할머니의 인자한 모습도 다른 동화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라 흥미롭다.
하지만 더욱 재밌는 것은 눈 위에 떨어진 장갑 속으로 파고 드는 동물들의 모습이다.
동화를 각색하고 그림을 그린 작가 잰 브렛은 그림동화를 잘 그리는 유명한 작가인데 실사에 가깝게 그려진 동물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동물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마지막 장에 두 배이상 늘어난 장갑을 들고 어이없어하는 할머니의 표정이 압권이다.
우크라이나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동화책이다.
동화로 보는 세상
어릴 적 겨울이면 벙어리 털장갑에 줄을 기다랗게 연결해서 목에 걸고 한겨울 동네를 뛰어 다녔던 기억이 난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동네 아이들은 모두 알록달록한 털실로 만든 벙어리 장갑을 끼고 나와 두 손 가득 눈을 담아 뭉치며 놀았었다.
아무리 정신없이 뛰어 놀아도 동화 속 니키처럼 털장갑을 잃어버릴 일은 없다. 두 짝의 장갑은 줄로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장갑을 벗으면 덜렁거리는 장갑이 귀찮지만 아무렇게나 둘 수는 없어 양 쪽 주머니에 고이 넣거나 아니면 허리에 꽉 묶어 절대 잃어버리지 않도록 했다.
그런데도 간혹 털장갑을 잃어버려 엄마에게 혼날까 속앓이를 한적도 있는데 그 때 내가 잃어버린 털장갑도 혹시 동물 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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