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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용돌이 만든 완도 정도리 구계등과 자연관찰로

 

천 년 전, 용이 낳은 알이 아직도 부화하지 못한 것일까?

완도 정도리 해안가에 가면 금방이라도 작은 새끼 용이 알을 깨고 나올것만 같은 동그란 갯돌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보통 몽돌 해변에서 볼 수 있는 자그마한 돌이 아니라 크기도 모양도 색상도 천차만별인 갯돌이 100여미터 해안가를 덮고 있으며 바다쪽으로는 700여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처음 보자마자 감탄사를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정도리 구계등의 모습은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갯돌을 용의 알을 닮았다해서 용돌이라 부르는데  청환석이라 부르기도 한다.

푸른 바닷물에 깍이고 깍이면서 쪽빛 물이 들었다는 청환석 이야기가 흥미롭다.   

 

 

 

 

정도리 구계등은 용돌이 아홉개의 계단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어졌다는 설과  '9'라는 숫자가 최고의 경치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우연히 만난 관리소 직원의 말에 따르면 썰물로 바다에 숨겨진 계단이 나타나고 강한 파도가 용돌을 움직여 순간적으로 계단의 형태를 만드는데 9개는 본 적이 없지만 4개의 계단이 형성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지금이야 상상이 되지 않지만 먼 옛날, 용이 알을 낳을 당시에는 구계단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정도리 구계등 해안을 감싸듯 자리 잡고 있는 해안 뒷편에는 해송을 비롯한 나무들이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어 구계등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경사진 해안선의 꼭대기에 산책로를 만들고 중간중간 나무 벤취를 만들어 앉아서 바다를 볼 수 있게 했는데 정도리 구계등 해안은 동서 방향인지라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일출과 일몰 시에 더욱 빛나는 구계등의 모습은 더욱 매력적이라 하며 돌들이 파도에 밀려 부딪치는 소리도 환상적이라 한다.

아쉽게도 내가 본 순간은 정오 한 낮이라 일출은 끝났고 일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어떤 것도 보기 힘들었는데 너무 궁금해서 꼭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곳이다. 

 

 

 

 

길을 꺽으면 바로 자연관찰로인 숲으로 들어가게 되며 나무에 가려진 저 너머로 파도 소리만 들려 온다.

파도 소리를 귓전에 들으며 낙엽을 밟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다 바람에 잘 견디는 식물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새들과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안내판의 설명에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가늠키도 어려운 시간이 흘러 지금의 구계등을 우리가 보고 있지만 딱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 구계등의 모습은 어찌 변해 있을까?  

혹시 이곳은 시간이 멈춰진 곳이라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 모습 그대로 남아 있지 않을까?

 

 

 

 

정도리 구계등의 용돌을 보면 누구나 하나쯤 집에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용돌은 반출이 금지되어 있으며 적발시에는 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