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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부모와 아이의 마음간격 좁히기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를 읽고


셜리야, 물가에 가지마!존 버닝햄(John Burning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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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네는 물가로 소풍을 나왔다.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은 엄마와 아빠는 의자에 앉아 뜨게질을 하거나 신문을 보면서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그사이 셜리는 배를 타고 보물을 찾아 떠난다.
아빠는 앉은채로 '더러운 개와 놀지마라, 위험한 곳은 가지 마라. 와서 따뜻한 것  좀 먹어라' 라고 말씀만 하시고 셜리와 놀아주지는 않는다.

해적을 만난 셜리는 용감히 싸워 보물지도를 얻어 멀리 외딴섬에 가서 숨겨져 있던 보물을 찾게 된다.

그때 '셜리야,늦었다 그만 가자'라는 아빠의 말에 얼른 돌아와 집으로 돌아간다.



물가로 소풍을 나온 셜리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망망대해 바다 저편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사실 조그마한 강이지만 아이들 눈에는 충분히 바다로 보일수 있다는 점을 어른들은 잘 모른다.
그늘진 자리에 편안히 앉은 부모님들과 달리 셜리는 이미 바다로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낯선 곳에 대해서 어른들은 불안감과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이들은 호기심과 모험심이 발동한다.

그러니 당연히 가지말라는 어른들의 행동과 꼭 가고 싶다는 아이의 행동처럼 상반된 행동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셜리네 아빠가 조금만 셜리를 이해했다면 셜리의 모험은 더 역동적이고 환상적이었을 것이다.
움직이기가 귀찮은 셜리네 부모님 때문에 셜리는 외로운 모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의 놀이는 현실적일 때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더 재미있다.
그런데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의 짜릿한 기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놀이 세계에 어른들을 초대하지 않는다.
말해봐야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로 인정하지 못하면 놀이도 대화도 재미가 없다.

셜리가 아빠와 엄마 몰래 혼자 모험의 세계로 떠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아이와 가까워 지려면 먼저 아이의 세계를 무조건 인정해야만 한다.
그것이 허무맹랑하다고 느낄지라도.


개인적으로  존 버닝햄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존 버닝햄의 작품들은 어른들에게 거부 당하는 아이들의 동심을 간결한 문장과 강렬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제동을 거는 어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주고 상처받은 아이들에게는 정서적 공감을 통한 위로를 준다.

동화를 읽다 보면 아이들의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지 놀라게 되고 그런 아이들의 정서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 글과 그림에 놀라게 되고 아이들 정서에 무지했던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 아이와 정서적 공감대를 갖고 아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부모가 동화를 읽는 것도 쉬운 방법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