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비에코의 영화 '13층'

 

 

 

처음엔 이 영화가 타임머신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허상과 현실을 오가며 이야기를 펼치니 나중엔 타임머신이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실체가 의심될만큼 허상과 실상이 마주 섞여버려 혼란스러웠다.

어떤 내가 진짜 나인지 주인공도 헷갈리지만 관객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장자의 말처럼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나를 꿈 꾸는것인지 ....' 도통 모르겠다.

 

 

 

 

1937년, 화려한 호텔을 나서던 60대 노인 플러는 편지를 한 장 써서 바텐더에게 맡기며 더글라스 홀이 찾아오면 전해주라고 했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더니 그는 자신의 침실에 있다. 긴장감 속에 돌아 온 플러는 아직도 가시지 않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가 감추고 있는 어마어마한 비밀이란 무엇일까?

더글라스 홀에게만 밝혀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플러는 살해 당하고 더글라스는 용의자로 지목 당한다. 그런데 간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글라스 자신도 잘 모르겠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피 묻은 셔츠가 쓰레기통에 있었는데 말이다. 더글라스는 플러의 행적을 더듬기 시작하고 그가 자신이 연구하던 가상세계에 드나들었음을 알게 된다.

 

 

 

 

더글라스는 플러의 행적을 찾기 위해 가상세계로 들어가는 기계 위에 몸을 뉘이고 연결은 성공했다.

그렇게 더글라스는 1937년 퍼거슨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더글라스는 플러가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바텐더가 가로챘음을 알아내고 그를 쫓는다.

바텐더 역시 훔쳐 본 편지를 통해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중이었다.

 

 

당신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가

너무나 리얼한 가상세계, 그 속에 들어와 있는 자신조차도 원래 그 세상에 속해 있었던것처럼 아무 거리낌이 없다.

가상의 세계는 이곳의 비밀을 알고 있는 플러나 더글라스에겐 공원처럼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적어도 처음 얼마동안은 그랬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가상의 세계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이리저리 휘두를수가 있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중국의 장자가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나비가 되었다고 한다. 깨어나 생각해보니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나를 꿈 꾸는것인지... 이제서야 장자의 말이 조금 이해되는듯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혹여 누군가의 꿈 속은 아닌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가상 세계는 아닌지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현실이어도 가상이면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임에 틀림이 없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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