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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류준열의 독립영화 '미드나잇 썬' - 세상 사람들 모두 못 들었으면 좋겠어

 

류준열의 독립영화 '미드나잇 썬'

 

청각장애가 있는 병우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을 한다.

남들은 3개월이면 승급이 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1년이 넘도록 병우의 승급은 이뤄지지 않는것도 속상한데 이제 갓 들어 온 신참내기마저 병우를 무시하는 게 느껴지면서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병우의 여동생 희수도 청각장애인이다.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항상 돈이 필요한 희수는 오빠 병우를 찾아와 돈을 요구하고 병우는 희수의 마음을 알기에 거절할 수가 없다.

동변상련이랄까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영화 말미에 지하철에 나란히 앉아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남매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다.

 

 

 

병우는 업체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취업한 상황인듯 하다. 그렇게 배려 대상으로 들어왔으니 일자리 얻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줄 알라는듯 매장 매니저는 병우의 처우개선 요구를 한귀로 듣고 흘려버린다.

그러다 결국 사건이 터져 버렸다. 알러지가 있는 손님이 빼 달라는 재료를 빼지 못해 손님의 거친 항의가 들어왔다. 매니저는 병우를 탓하고 병우는 신참의 고의적인 전달 누락이라며 하소연 했지만 역시나 매니저는 귓등으로 흘려버린다.

 

 

세상 사람들 모두 못 들었으면 좋겠어

병우는 신참을 불러내 따지다가 갑자기 자신의 따귀를 치기 시작한다. 병우의 갑작스런 행동에 신참은 당황스러웠지만 막을 수 없었고 엉망진창이 된 병우로 인해 신참은 폭행의 누명을 쓰고 쫒겨 나고 말았다.

자학에 가까운 병우의 폭력은 부당하고 불평등한 우리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엇나간 방법중 하나였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으니 이럴 수 밖에.... 

 

 

 

희수는 오빠에게 받은 돈으로 채팅으로 만난 남학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녀석(?)의 친절함이 어째 더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인상적인 것은 노래방에서 듣지 못하는 노래를 들으려 스피커에 손을 갖다 대고 울림을 감지하는 희수의 손길이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미라클 벨리에'에서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노래가 어떻게 들리는지 아예 묵음처리를 했던 장면이 떠 올랐다.

 

 

 

여동생 희수와 같이 놀던 패거리들 중에 눈에 띄는 류준열이 보였다. 치아 교정기를 끼고 철없는 고등학생으로 분장한 류준열의 모습은 너무나 리얼했고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