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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필립 느와레의 영화 '일 포스티노' - 늙은 시인과 가난한 시인의 이야기

 

필립 느와레의 영화 '일 포스티노'

 

이탈리아 작은 섬 칼라 디소토에 잠시 머물던 유명 시인 네루다는 이 섬 출신 어부의 아들 마리오와 시적인 영감을 교류하며 조용한 한 때를 보내게 된다.

시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마리오의 가슴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네루다는 섬을 떠나게 되고....

 

칠레 출신 늙은 시인 네루다에게 어렵게 말문을 튼 마리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인이 되어 가고 있다. 마리오의 성장을 눈여겨 보는 재미와 행복감으로 네루다도 즐겁긴 마찬가지이다.

가난에 찌들었지만 순수한 영혼을 가진 마리오를 부러운듯 쳐다보는 네루다의 눈길은 이제 그와 동등한 시인의 입장을 가진듯 보인다.

 

마리오의 시적 열정은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을 시로 노래하는 법을 알려주는 네루다의 일대일 맞춤법 강의는 그저 해변에 앉아 혹은 산이 보이는 집 앞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수업. 

 

네루다가 자신의 조국으로 떠나고 남겨진 마리오는 한동안 상실감에 젖는데....

 

늙은 시인과 가난한 시인의 이야기

시는 시인의 것이 아니라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마리오의 말과 시를 해석하기 시작하면 진부해 지고 만다는 네루다의 말은 잔잔한 공감대를 준다.

네루다가 조금만 더 섬에 머물렀다면 마리오의 첫 작품을 함께 할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한편으론 같이 있지 못했기에 마리오의 작품이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작은 섬 칼라 디소토의 아름다움을 보고 듣고 느끼며 시적 영감을 키우는 가난한 시인 마리오의 이야기는 슬프고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되고 뒤늦게 찾아 온 늙은 시인 네루다를 가슴 아프게 만들지만 인생이란 그런 거니까.... 

 

영화 '일 포스티노'는 시를 사랑했고 섬을 사랑했고 네루다를 존경했던 작은 섬 어부의 아들 시인 마리오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