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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뿔소만큼 활용도가 높을까? '코뿔소 한 마리 싸게 사세요!'


코뿔소 한 마리 싸게 사세요!쉘 실버스타인(Sheldon Alan Shel Silv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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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한 마리를 팝니다.
 팔랑이은 두 귀에 살랑대는 꼬리, 통통해서 안아주기 좋고 게다가 집안 일에 요모조모 쓸모가 많답니다.'

옷걸이로 사용하고, 가려운 등도 잘 긁어주고, 스탠드도 되주고, 깡통도 잘 따주고, 용돈 탈때 든든하고, 나하고 놀 때 악당이 되어주고, 뜨게질 할때 실도 잘 잡아주고, 음식찌거기도 잘 처리해주고, 상어 흉내도 잘 내고, 내가 혼내도 가만히 있는 코뿔소를 팝니다.

모두들 코뿔소에게 홀딱 반할 겁니다.



동물원에서 본 코뿔소는 덩치만 컸지 짧은 다리에 움직임이 느린 색다른 매력이 없는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본 사람들은 나처럼 코뿔소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코뿔소를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이런 코뿔소를 아직도 팔고 있다면 당장이라도 사고 싶다.

사실 생각해보면 책 속에서 소개된 코뿔소의 활용도는 원래 없던 것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숨겨진 코뿔소의 능력과 특징을 꼬마 주인공이 잘 찾아낸 것이다. 

현실적이다 아니다를 떠나 나에겐 전혀 보이지 않는 코뿔소의 장점이 어린 아이의 눈에는 이렇게나 많이 보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어른들의 눈이 얼마나 단편적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나는 코뿔소만큼 활용도가 높을까? 
아니 이런 질문을 할게 아니라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또는 딸로서, 친구로서 좋은 점이 몇이나 된다고 생각해?'라고 질문한다면 나를 아는 사람들은 뭐라고 답을 할거며 또한 몇 가지나 답을 할지 궁금하다.

지금 당장 생각해보니 구체적인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두 꽤 괜찮은 사람인데 말이다....

질문을 바꾸자.
'내 남편의, 내 아이들의, 우리 부모님들의, 내 친구들의 장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남편은   
1. 내가 만든 음식은 무엇이든 잘 먹는다.
2. 내 말에 잘 웃는다.(웃어주는 건가?)
3. 결단력이 빠르다.
4. 담배를 피지 않는다.
5. 요즘은 퇴근이 빠르다.(이건..글쎄...블로그때문인가)    

우리 아이들은     
1. 거짓말을 안한다.
2. 돈타령을 안한다.
3. 대체로 음식을 안가리고 잘 먹는다.
4. 할아버지, 할머니께 잘 한다.
5. 교우관계가 좋다.   

부모님들은 
1. 건강하시다.
2. 손주들을 매우 귀여워 하신다.
3. 자식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신다.

지금 언뜻 떠오른것만 해도 생각했던 것보다 참 많다.
그러고보면 나는 무지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