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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레슬리 맨빌의 영화 '세상의 모든 계절' - 행복해질 수 있을까

 

레슬리 맨빌의 영화 '세상의 모든 계절'

 

자상한 남편과 잘 키운 아들을 둔 완벽히 행복한 가정의 본보기같은 제리네와 달리 남편은 물론 아이도 없는 싱글 메리는 제리가 몹시 부럽다.

메리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잘 알고 있는 제리는 그녀를 보듬어 주려 하지만 점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리는 메리가 부담스러워진다. 보고 싶지 않을만큼.

 

딱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거절할 수도 없는 메리를 적당한 거리에서 손을 내밀어 잡았다가 놓기를 반복하는 제리.

그리고 딱히 마음 둘 곳도 반겨주는 곳이 없어 제리네를 찾지만 채워지지 않은 외로움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 메리는 심리 상담사인 제리의 오래 된 직장 동료이다.


심리 상담사인 제리는 메리의 외로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

행동과 표정에 허세를 가득 담아 외로움과 상실감을 호소하듯 말하지만 의자에 기대어 미동 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제리의 반응에 보는 사람이 뻘쭘해 진다.

 

진작부터 메리와의 대화에 일정 선을 그어 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어느정도 이해도 된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처음부터 끊임없이 메리네 가족에게 관심과 애정을 구걸(?)하는 듯한 메리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편할 지경이다.

그녀가 아무리 제리와 가까워져도 가족같은 관계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가족은 아닌 것이다.

메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메리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지만 서투른 관계소통이 개선되지 않으면 그녀는  제리네 가족의 식탁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앉아있지만 영원히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 할 수도 있다.

 

지독한 외로움에 치를 떠는 메리를 열연한 배우 레슬리 맨빌의 연기가 눈길을 사로 잡는 영화이다.

흔들리는 눈동자 자조섞인 어색한 웃음 불안감이 여실히 드러나는 표정과 몸짓들이 안타깝다 못해 처연하기까지 하다. 누구도 메리를 레슬리만큼 소화하진 못할 거다.

 

그녀의 마지막 표정이 오래도록 생각 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