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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 - 시간이 가져가고 가져오는 것들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는 자상한 남편과 다 자란 두 아이 그리고 노인성 질환 몇 가지와 외로움으로 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두고 있는 중년 여성이다.

그녀를 둘러 싼 가정 그리고 학교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그녀를 바쁘게 만들지만 이런게 인생이니까.

 

나름 잔잔한 그녀의 인생에 예기치 못한 혹은 예상은 했지만 준비믄 못한 문제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예민해져 간다.

남편의 외도 고백과 함께 남편이 집을 나가고 교재출판물에서 나탈리의 교재가 배제되면서 기운이 빠지는 뒷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남편의 외도도 출판 문제도 큰 소리 내지 않고 무덤덤히 받아들이는 나탈리. 

 

열 자식 부럽지 않게 잘 키운 제자 파비앙의 방문에 기운이 솟아나고 새로운 희망을 보는 듯 했지만 파비앙의 시간과 나탈리의 시공간은 같았지만 생각의 시간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잘 큰 파비앙이 대견하지만 무너지듯 내려앉는 가슴은 무엇인지.

 

이번에도 담담히 받아들여함을 나탈리는 알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도 함께....

 

시간이 가져가고 가져오는 것들

40이 넘은 여자는 쓸모가 없어서 아무도 찾지 않는다는 나탈리의 말이 그녀의 상실감을 대변하고 있다.

평생을 철학 공부에 전념하고 책을 집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누구보다 인생에 대한 철학 내공이 단단했을터이지만 닥친 현실에서의 그녀는 스스로도 그리고 어디에서도 위로를 혹은 공감을 받지 못한다.

가족으로부터도 말이다.

 

화 내고 큰 소리치고 울고 불고 짜증도 낼 만한 상황에서 나탈리는 상당히 이성적이다. 프랑스 영화 특징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차분하다. 내 인생이 왜 이래? 다들 나한테 왜 그러는거야?

소리칠만도 한데 모든 문제들 앞에서 그리고 그결과에 대해 거부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뭐 어쩌겠어.  인생이란 결국 이런건데' 아직 그녀에게 남은 것들중 또 어떤것들이 그녀를 떠날지 모르지만 분명 설렘과 희망으로 오는 것들도 있다.

 

조심스레 안은 손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