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라스트 미션' 

 

품종 개량한 꽃을 전시하고 품평회를 여는 날 얼은 멋진 정장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했고 그가 내놓은 꽃이 1등을 받았다. 수상 소감으로 다시한번 행사장의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이 날은 딸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손을 잡아 줄 아버지를 기다리다 애가 타다못해 화가 난 가족들. 결국 아버지는 오시지 않았다.

 

얼이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 온 건 화훼농장이 압류되고 나서이다. 필요할 땐 부재중이시더니 빈털털이가 되어 돌아 온 남편이자 아버지가 반가울리 없다.

하지만 얼은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들어 온 가장마냥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가장의 부재로 넉넉지 않은 살림에 모두가 힘들어 보이는 모습에 얼은 일자리를 구하러 나간다.

 

처음엔 딱 한 번만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10번이 되어가는 특별 배달 알바는 위험수당으로 제법 큰 돈을 가져다 주었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빚 진 시간을 갚는게 요긴하게 쓰였다.

그러나 자의반 타의반 범죄조직에 직접적인 연루가 되고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에 검거 되고 만다. 손녀딸이 무사히 졸업했고 아내의 장례식도 치뤘다.

 

그만하면 빚 진 시간들의 얼마쯤은 갚았다 생각하는 얼. 

 

가족 곁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

밖에 나가서 남에게는 잘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무신경한 아버지 얼. 멋지고 자상한 모습은 남들에게만 보여주고 가족들에게는 짜증 섞인 언행을 보이는 고집불통 남편이자 아버지 얼.

예전 한국의 아버지들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한다. 일을 좋아해서든 혹은 돈 때문이든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은 모두에게 아쉬움을 준다. 그 많은 시간동안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내의 유언이 얼을 위로하지만 가슴이 아픈 얼의 표정은 미안함으로 가득 차다. 

 

90의 백전노장 배우의 열연은 한 걸음 한 걸음 한 숨 한 숨 그 깊이가 그대로 전달된다. 화려한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살피지만 무심한 세월은 구부정한 노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활동을 보이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열정은 나이를 무색케 한다.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Posted by Zoom-in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잉여토기 2019.05.14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밖에서의 체신은 잘 지키는데 집안에서 아빠로서 여보로서는 꽝이라니 가부장적인 옛시절 가장 남성들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하는 듯하네요.

  2. BlogIcon *저녁노을* 2019.05.16 0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밖에서 잘하면...집에서도 잘 해야하는데...ㅠ.ㅠ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목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