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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송강호의 영화 '기생충' - 선을 넘지 말았어야지

 

송강호의 영화 '기생충'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친구의 방문과 함께 기우네 집에 들어 온 돌멩이의 기운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이 모든 사건들의  시작은 돈을 벌어다 준다는 돌멩이가 기우네 집에 안착하면서 부터였다.

 

겨우 빛이 들어올까 말까하는 반지하방에 사는 기우네 네 식구는 현재 모두 백수 상태이다.

불편하지만 딱히 불만은 없어보이는 이들 가족은 하루하루의 생계가 위급해 보이지만 그건 보는 사람들(관객)뿐 정작 당사자들은 이미 장기간의 백수생활에 최적화된 나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 때 기우가 친구의 소개로 과외를 잠시 하기로 한다.

 

기우는 학력 위조로 여동생은 학력과 경력 위조로 아버지와 어머니까지 한 방에 백수 탈출을 하게 된 기우네는 반지하 집을 떠나 지상의 집에서 주된 생활을 하게 된다.

비록 남의 집이지만 온 가족이 하루의 반나절을 머무는 기우네 또다른 집이다. 점점 이 집이 마음에 든다. 아니 처음이 아닌 것처럼 오래도록 이 집에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녀의 등장으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다.

 

선을 넘지 말았어야지

지하와 반지하 그리고 지상에서 사는 사람들의 연결고리 계단은 일종의 격리를 표시하는 선이다. 넘어가고 싶은 혹은 넘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심리적 물리적 거리감의 표시.

비밀 지하계단을 막은 출입문은 빛을 볼 수 없을지언정 영원히 지상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의지(?)가 담겨있으나 반지하의 반토막 창문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깥세상은 안정된 계단만 있으면 언제든 올라가고픈 곳이다.

하지만 지상의 사람들은 그들이 올라오지 않기를 그리고 올라올 수 없도록 끝이 없는 계단을 더욱 높이 만들어 놓는다. 그런데 이 놈의 냄새가 선을 넘고 말았다. 

 

나름 유쾌하게 잘 속이고 잘 속는다싶더니 비가 오는 날 등장한 그녀로 인해 수면 속에 감춰있던 문제들이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긴장감은 물론 박진감마저 들게 한다.

자나깨나 말 조심 혹은 역지사지 아니면 자기 분수를 알자 이런 메세지인가? 한 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 아니면 그 반대?

 

영화가 끝나고 이게 재밌었는지 불편했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는 흥미로운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