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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플로렌스 퓨의 영화 '레이디 맥베스' - 이 여자가 사는 법

 

플로렌스 퓨의 영화 '레이디 맥베스' 

 

결혼 첫 날부터 모멸감을 준 남편은 이후로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남편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한 그녀는 하인에게조차 안주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매일 아침 숨통을 조이듯 꽉 조여진 코르셋이 답답하고 무료한 그녀의 일상을 대변해 준다. 세바스찬을 만나기 전까지.

 

사업 문제로 장기간 집을 떠난 남편과 시아버지 덕분에 잠시 숨통이 트이는가 싶던 어느 날 무례하게 덤비는 하인 세바스찬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 캐서린은 그와의 밀회를 즐긴다.

처음엔 조심조심하던 그녀의 일탈은 대범해져 집 안 하인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뒷담화는 있을지언정 자신 앞에서는 주눅이 드는 하인들을 부리는 쏠쏠한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의 눈이든 말이든 하나도 두렵지 않은 캐서린의 폭주가 시작된다.

 

시아버지의 죽음과 남편의 실종 그리고 남편의 아이로 추정되는 어린 아이의 죽음에 연루된 세바스찬은 불륜의 상대인 캐서린에 대해 질려가기 시작한다.

도무지 멈추지 않은 그녀의 폭주는 인간성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인지라 점점 두려움이 몰려 온다.

하지만 시아버지가 그랬고 남편이 그랬고 그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캐서린의 앞을 가로 막는 자는 누구도 용서할 수 없다. 치워버려야 할 장애물일 뿐이다.

 

그동안 아무도 지켜주지 않았던 그녀가 스스로 터득한 생존 방법이자 방어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 여자가 사는 법

불륜 관계였던 세바스찬의 배신에 죄 없는 안나까지 엮어 둘을 한꺼번에 치워버린 캐서린. 세바스찬에 대한 그녀의 응징은 이미 예고되었던 터이지만 안나를 엮은 이유는 아마도 이 집에 처음 온 이후로 한동안 캐서린을 무시한 댓가일지도 모르겠다.

흑인 노예들의 진실성보다 거짓을 말하더라도 백인의 손을 들어줘야하는 시대였으니 말이다.

양심은 버린지 오래 사법적으로도 완벽히 사면을 받은 캐서린은 모두 떠난 집에 홀로 남겨진다. 비로소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진 듯 보이는 그녀.

 

영화 초반에 홀대 받는 캐서린의 모습을 보아서인지 그녀의 변신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이대로 이렇게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 순간 그녀의 하루하루는 치열하고 처절하다.

죽을 때 죽더라도 끝까지 꿈틀거리며 저항한다. 한 번 두 번의 경험들이 영민한 그녀를 영악스럽게 만들지만 대놓고 욕을 할 수 없다. 그게 그녀가 죽지 않고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캐서린이라는 캐릭터를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잘 표한 플로렌스 퓨 라는 배우의 연기를 칭찬하고 싶다.

 

그녀의 연기력때문에 집중하고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