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박서준의 영화 '사자' - 신의 심판으로 주먹을 날린다

 

박서준의 영화 '사자'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그러더니 아빠의 죽음 앞에서도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토록 간절히 기도하느라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건만 끝내 신은 아빠를 데려가고 어린 용후는 온 몸이 분노로 휩싸여 세상에 남겨졌다. 

 

주먹 하나로 이름을 날리는 격투기 선수로 성장한 용후는 알 수 없는 목소리에 이끌려 상대를 무차별 공격하고 시합은 엉망이 되어 버린 그 날 저녁 심각한 가위에 눌리며 밤잠을 설친다.

아침에 일어나니 침대엔 흥건한 핏자국과 함께 손바닥의 상처가 눈에 띈다. 아무리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손바닥의 상처때문에 예민해진 용후는 귀신들이 붙었다는 애기 무당의 말을 듣게 되는데....

 

무당이 일러준 그곳에는 퇴마식을 거행하고 있는 신부 둘이 있었는데 거칠고 힘 센 마귀는 힘자랑을 하다가 용후의 주먹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무표정한 용후와 온 몸을 비틀며 괴성과 함께 표정으로 저항하던 마귀의 대결이 진지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싸우자고 달려드는 마귀에게 여유있는 한 방을 날리는 용후, 그리고 그를 유심히 바라보는 구마사제 안 신부.

 

신을 미워했던 용후에게 안 신부는 손을 내민다.

 

신의 심판으로 주먹을 날린다

인간의 영혼을 훔치는 마귀와 그들을 몰아내려는 구마사제의 이야기는 이전에도 영화로 본 적이 있어서 솔직히 겹치는 장면들이 꽤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퇴마식은 그리 무겁지 않다.

가볍고 웃긴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깊고 심도있는 종교색을 나타내는게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즐겁게 관람했다.  

 

비밀스런 지하실 음습한 곳의 제단에서 잘려진 심장으로 흉물스런 제사의식을 행하는 악귀의 모습이나 인간의 탈을 벗어던지고 괴물로 변하는 과정등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난데없는 불꽃주먹은 충격적이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불꽃 주먹, 그럼에도 불국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 건 확실하다. 완전 빠져드는 만화를 보는 즐거운 느낌을 주는 영화이다.

 

더운 여름 날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