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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조정석, 윤아의 영화 '엑시트' - 일상이 재난이라는 청춘들을 위하여

 

조정석, 윤아의 영화 '엑시트'

 

용남이가 산악부에서 암벽타기 훈련을 하던 중 우연히 경쟁심이 발동한 건 의주가 여자라서 그런건 아니다.

그녀에게 남자로서 어필하고픈 순수한 마음이었는데 결과는 대망신으로 끝이 나버렸다. 그런 의주와 다시 암벽타기 아니 건물 타기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힘겹던 어머니의 칠순잔치가 잘 마무리 되는가 싶던 순간 치명적인 독가스로 인해 용남이네 가족들은 옥상으로 피신한다. 다행히 구조헬기에 탑승하려는 순간 인원초과로 용남과 의주는 낙오되고 만다.

스멀스멀 빌딩 위로 올라오는 독가스를 피해 용남과 의주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가야만 하고 숨겨둔 암벽타기 재능을 발휘하며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한다.

 

오로지 손가락과 손아귀 힘만을 의지하며 건물 외벽을 오르는 장면은 용쓰는 용남이의 표정과 클로즈업 되는 손만으로도 몰입이 되어 용남이를 응원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수퍼맨이 따로 없는 용남이의 활약상은 가족을 위한 희생이자 배려이다. 사실 용남이가 죽을 힘을 다해 살아남으려고 하는 이유도 가족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세울 것 없는 취준생 아들이지만 지금 가장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일상이 재난이라는 청춘들을 위하여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상황이 재난 이라고 말하는 청춘들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취업을 했든 취준생이든 하루하루 힘겨운 생존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 말이다.

벼랑 끝에서 두려움이 턱까지 밀려오지만 어른들은 연장자라서 존중해야하고 어린애들은 어려서 배려해야하는 상황에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용남이와 의주. 부모의 마음으로 속이 탄다.

이렇게 약아빠지지 못했으니 치이지....그래도 이쁘고 흐믓하다.

 

가족들의 눈칫밥을 먹는 취준생 용남이의 생활밀착형 모습을 자연스럽고 코믹하게 보여 준 조정석의 연기는 정말 엄지척이다. 게다가 작정한듯 온 몸을 던진 윤아의 처절한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예뻐보이려기보다 연기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전달되었다.

 

오늘도 용남이처럼 혹은 의주처럼 뛰고 달리고 넘어지고 깨지는 험난한 재난을 이겨 내고 있을 무수한 용남이와 의주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