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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조선왕릉 이야기(6) : 장릉(인조), 영릉(효종), 숭릉(현종), 명릉(숙종)



왕릉에 가면 인간 세계와 왕릉의 영역 즉 죽은 왕의 공간이 구분되는 갈림길은 바로 홍살문이다.
홍살문을 통과하면 죽은 왕의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므로 조금은 더 경건할 필요가 있겠다.

홍살문을 통과하면 왕릉에서 제일 중요한 건물은 정자각이다.
바로 죽은 임금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살문을 지내면 정자각 외에도 몇 채의 건물들이 눈에 띈다.
바로 수복방과 비각이다.


수복방은 홍살문을 지나 걸어가다 보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집이다.
이 집에는 능을 지키는 관리인(수복)이 머무는 곳이다.

정자각의 정면 오른쪽에는 비각이라는 작은 건물이 있다.
승하한 왕의 업적 또는 생애를 새겨 놓은 곳이다.


또한 정자각 주위에는 건물은 아니지만 예감과 산신석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예감은 정자각 뒤 서쪽에 있는 작은 돌을 말하는데, 이는 정자각에서 제사를 지내고 축문을 태우는 곳이다. 예감은 '소대' 또는 '망료위'라고도 한다.

정자각 뒤 오른쪽에는 예감과 마주보는 위치에 산신석이 있다.
산신석은 장사 후 3년간 땅의 신(후토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제16대 인조 : 장릉

위치 : 경기도 파주시 턴천면 갈현리 산25-1 / 사적 제203호 / 1731년(영조7) 조성

1635년(인조 13) 12월 9일 인렬왕후가 승하하자 능호를 장릉이라 하여 이듬해 4월 12일 파주 운천리의 언덕에 능을 조성하였다.

인조는 장릉을 조성하면서 오른쪽에 미리 자신의 능을 마련해 두었다가 승하 후 그 곳에 묻혔으나, 후에 화재가 일어나고 뱀과 전갈이 능 주위로 무리를 이루고 석물 틈에 집을 짓는 등 변이 계속되었다.
따라서 1731년(영조 7년) 8월 30일 천장을 결정하고 현재의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로 옮겼다. 

한 차례의 천장을 함으로, 처음에 만든 석물을 새 능으로 옮길 때 옛 능의 병풍석, 난간석 등이 새 능과 규모가 맞지 않아 그대로 이전하지 못하고 새로 만들었다.
따라서 장릉에서는 처음 조성한 석물과 천장할 때 새로 조성한 석물이 함께 어우러져 17세기, 18세기의 왕릉 석물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제17대 효종 : 영릉

위치 :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산83-1 / 사적 제195호 / 1673년(현종14) 조성

영릉은 조선 재17대 임금 효종과 정비 인선왕후의 쌍릉이다.
왕릉과 왕비릉이 한 언덕에 같이 있는 경우 대개는 봉분을 나란히 두는 형식을 택하는데, 영릉은 특이하게도 왕릉과 왕비릉이 위아래로 조성되어 있다.

이는 풍수지리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왕릉과 왕비릉을 좌우로 나란히 놓을 경우 생기가 왕성한 정혈을 비켜가야 하기 때문에 좌우 쌍릉을 쓰지 않고 상하혈 자리에 왕릉과 왕비릉을 조성한 것이다.
이러한 배치를 동원상하릉이라고 하는데 동원상하릉 중에서는 영릉이 조선 최초이다.


제18대 현종 : 숭릉

위치 : 경기도 구리시 인찬동 산11-2(동구릉) / 사적 제193호 / 1674년(숙종1) 조성

숭릉은 왕과 왕비를 하나의 곡장 안에 모신 쌍릉으로, 왕릉과 왕비릉 모두 병풍석 없이 난간석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현종은 1674년 승하 후 안장되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684년(숙종10)에 현종의 비 명성왕후의 능이 조성되었다.

조선의 왕들 중 가장 존재감이 떨어지는 왕은 다름아닌 현종이다.
딱히 주목할 만한 사건사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효종 대에 워낙 군사력을 강화시켜 놓기도 했고, 중국이나 일본 쪽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말 그대로 조용한 시대를 살다간 임금이다.


제19대 숙종 : 명릉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30-1 / 사적 제198호 / 1701년(숙종27) 조성

명릉은 19대 숙종과 그의 첫 번째 계비인 인현왕후, 두 번째 계비인 인원왕후까지 세 사람을 모신 능이다.
숙종과 인현왕후의 능은 쌍릉으로 나란히 조성되었고, 인원왕후의 능은 다른 언덕에 단릉 형식으로 조성되었다.

보통 동원이강릉의 오른쪽 언덕은 왕이 차지하는데, 명릉은 가장 낮은 서열의 인원왕후 능이 가장 높은 자리인 오른쪽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 사적 제198호 / 1680년(숙종6) 조성

익릉은 숙종의 정비 인경왕후의 단릉이다.
1680년(숙종6) 인경왕후가 승하하자 현재의 위치에 능호를 익릉이라 하여 조성하였다.

위치 : 경기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 사적 제198호 / 1701년(숙종27) 조성

대빈 묘는 19대 숙종의 후궁이자 경종의 어머니인 희빈 장씨의 묘이다.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를 저주한 죄로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나자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문형리에 장사를 지냈는데, 1969년 현재의 서오릉 지구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