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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코믹 연극 추천, 배고파4 - 배고파도 살자



대학로에는 많은 공연장(극장)과 그 만큼의 연극, 뮤지컬들이 매일 우리의 문화 욕구를 자극한다.
일주일 전에도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하였는데, 또 한편의 연극을 보기위해 다시 대학로를 찾았다. 제목은 연극 배고파 시리즈 제 4 탄 '배고파4(부제 : 배고파도 살자)' 이다.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혜화역 2번 출구에서 만나, 공연장인 마당세실극장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공연 시작이 7시30분인데, 딱 1분 전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배우가 등장하였으니 타이밍이 예술이었다.  


일하느라 챙기진 못한 아내가 자실한 형사, 배고픈 가난한 젊은시인, 엄마를 자살로 잃은 어린 아가씨, 그리고 아직도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의 할머니. 

                                  ▲ 오늘의 등장배우는 윗줄에 있는 분들이네요

가난한 젊은 시인은 자신의 구차스러운 삶이 싫어져 자살하려한다.


그가 배고프다며 소리치는 의미는 생물학적인 배고픔도 있지만 시인으로서의 문학적 배고픔도 있는듯했다. 그게 채워지지 않는 자신을 보며 그는 더욱 괴로워 했다. 그 때 마치 한줄기 빛처럼 한 소녀가 나타났다. 소녀는 한 눈문에 보기에도 사랑이 가득한 아니 넘치는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를 자살로 잃고 마음이 여리디 여린 소녀는 장난감 인형에게 그녀의 사랑을 쏟아붓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그에게 호감을 보였으며 젊은 시인과 소녀는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 시인은 사랑이 필요했고 소녀는 사랑이 넘치고 있었으니 천생연분 따로 없다.


소녀는 할머니와 빵을 구워 팔았는데 그 빵은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표시인 것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할머니와 소녀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사랑이 계속 솟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녀와 마찬가지로 할머니 또한 넘치는 사랑을 가지신 분이시다.

엄마 잃은 어린 손녀를 돌봐주시는 사랑도 있지만 아직도 불타는 정열의 사랑도 함께 가지신  할머니는 24살이나 연하인 형사를 사랑한다며 할머니의 무지막지한 사랑을 시시때때로 무작정 퍼 주었으며 형사는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이 한편으론 부담스럽지만 할머니의 외로움을 알기에 그 사랑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두사람의 애정행각이 아주 코믹스러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소녀의 해맑은 사랑은  젊은 시인을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해주었으며 그런 그를 보면서 소녀도 행복해 했다. 가난한 젊은 시인은 그가 그녀에게 해 줄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신춘문예에 당선되는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사랑하고 시도 써 가며 장미빛 미래를 꿈꿨다. 그런 그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소녀도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소녀가 시인에게 말한다.

"왜 사랑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걸까요?" 
순간 나는 의아했다. 나는 소녀가 사랑을 주기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소녀는 반대로 자신이 사랑을 먹기만 했다고 하는게 아닌가? 이 말을 들으니 소녀도 사랑에 배고팠던 것이었나 보다. 소녀는 젊은 시인의 관심과 위로 모두 사랑이라고 느꼈나보다.

이 대사는 마지막 즈음에도 나온다. 그때 젊은 시인은 대답한다. 
"이제 내가 너를 배고프지 않게 해줄께."

할머니의 반대가 있었지만 형사의 도움으로 그들은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 사랑을 키워 갔다. 그런데 시인은 신춘문예에 낙선되고 자존심이 상한 그는 소녀가 하는 위로의 말을 오해하여 둘은 크게 싸우고 헤어진다. 엄마를 잃은 것처럼 그를 또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소녀는 깊이 상심하고 할머니에게 마음을 위로 받으려 하지만 할머니는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다시 혼자가 되어 외로워질거라는 사랑받지 못할거라는 두려움에  그녀는 엄마에게 가기로 하고 약을 먹었다.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음을 서글퍼하며 소녀는 울면서 약을 먹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에게 젊은 시인이 다가와 영원토록 너의 곁을 지키고 너의 말을 들어주겠노라며 용서를 구한다.

기억에 없는 그를 소녀는 느낌만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형사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여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와 할머니는 결혼식을 올린다. 서로 각자 상처 하나쯤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사랑으로 껴안는 연극이었다.


요즘 트렌드인지 아니면 코믹연극의 요소인지는 모르지만, 첫 장면에 등장인물 중 한 배우가 관객과 어우러져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극을 펼쳐 나간다. 빵까지 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처럼 자극적인 대사나 몸짓은 없지만 순수함과 코믹함으로,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연극이다.

사랑은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절로 마음에 우러 나오는 것이다. 마치 샘물처럼.
누군가 사랑에 배고파 허기져 있다면 나는 나누어 줄 사랑이 얼마쯤 있을까?
혹시 밑빠진 독처럼 받아서 채워놓지도 못하고 다 흘려버린 것은 아닐까? 



언제나 대학로는 연인들의 데이트하는 모습으로 활기차다. 또한 많은 연인들이 연극을 함께 보며 사랑을 키운다. 소중한 사람과 사랑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코믹 감동 연극 "배고파4"의 관람을대학로의 또 다른 데이트 코스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