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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가면 속에서 천가지 표정을 찾아내다. 마스크연극 '소라별 이야기'



동심과 추억을 전하는 감동적인 마스크 연극 '소라별 이야기'


마스크 연극이라고 해서 처음엔 배우가 쓰는 걸까?  아님 특이하게 3D영화처럼 관객이 마스크를 쓰는 걸까 궁금했다. 극장 앞에 도착해 포스터를 보니 출연 배우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각시탈처럼 입부분이 노출된 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왜 마스크를 쓴 것일까? 궁금했다. 공연 5분전 쯤 입장을 했는데 무대 위에는 사각 돌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고 뿌연 안개가 뿌려지면서 국악처럼 들리는 동요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불이 꺼지고 ...

조명이 들어오니 아주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가방을 안고 돌에 걸터 앉아 계신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랗게 그리고 강한 인상을 준다. 

'이거 인형극인가?'

대사없이 느릿느릿 노인의 행동을 표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얼굴이 부담스러우니 자연스레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게 되었다. 배우의 손짓이나 발짓, 그리고 몸짓등을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그 동작들이 너무나 섬세하였다. 전에는 연극 볼 때 배우의 얼굴이나 표정을 유심히 보았기 때문에 손짓, 발짓, 몸짓에 이처럼 섬세한 표현력이 들어있는지 몰랐다.  노인역을 맡은 배우의 섬세한 동작들 때문에 어느새 마스크의 부담감은 없어졌다.

'아! 이거 참 새롭네.'
이야기는 하모니카에 얽힌 할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두메산골 시골에 서울에서 온 말 못하는 소라라는 여자애가 오게 된다. 처음엔 서로 낯설었지만 곧 친해지고 특히, 동수라는 남자애와 친해진다. 하지만 얼마안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했고 서울로 가기 전 소라는 동수에게 하모니카를 건네준다.  


4명의 시골아이와 1마리 개가 등장하는데 여지없이 강한 인상에 만화에 등장하는 얼굴같은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마스크에는 표정이 없고 눈 부분만 뚫려있다. 그리고 코까지만 마스크를 쓰니 대사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을것 같았다. 등장한 아이들은 개성이 강한 시골 아이들의 캐릭터인데 신기한 것은 표정없는 마스크가 배우의 과장된 입모양과 배우의 시선 처리에 따라 표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감정에 따라 표정이 변하는것처럼 보였다. 나는 신기해서 마스크를 노려보듯 보았다. 달라진건 없는데 기쁜 장면에서는 기쁜표정이 슬픈 장면에서는 슬픈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마스크가 부담스러우니 자꾸 시선이 배우들의 몸짓에 향하게 되는데 그 섬세한 표현력들이 아주 감동적이다.

긴장하는 어깨짓이나 부끄러워 떨리는 손짓, 걸음걸이나 앉은 자세 등 그동안 배우의 얼굴표정이나, 의상만 보느라 흘려버렸던 몸짓 표현들이 새롭게 보여 신기했다. 표정없는 마스크가 배우들의 연기로 시시각각 표정이 살아나고 천태만상으로 표정이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니 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동화같은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가 가슴을 훈훈하게 하였고 유쾌한 장면들이 기분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마스크 때문에 배우들이 얼굴표정만이 아닌 몸으로도 섬세한 감정들을 연기한다는걸 알게 되어 새로웠다.
내 막눈이 조금 업그레이드 된것 같아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