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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Book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행복의 중심 휴식'을 읽고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행복의 중심 휴식'을 읽고

 

현대인은 바쁘다. 항상 시간에 쫓기며 내일은 더 나아진 일상을 기대하지만 내일도 모레도 똑같은 쳇바퀴를 돌고있다. 이런 현대인의 모습을 미국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제오르제스쿠뢰겐은 '자동면도기의 악순환'이라고 하였다. "내가 빠르게 면도하는 것은 시간을 절약해 자동면도기를 발명하려는 것인데, 이로써 더욱 많은 시간이 생기면 그 보다 더 성능 좋은 면도기를 발명할 것이고, 그럼 더 빨리 면도를 할 수 있을테니 남은 시간을 이용해 더욱 더 빠른 면도가를 발명하고..."

그만큼 현대인은 심신은 지쳐가지만 더 나은 것을 바라는 욕심때문에 잠시도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잠시 멈추어서 순간의 행복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현대인들은 제대로 쉬는 방법도 모르고 있다. 그러면 제대로된 휴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이를 위해 두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한다.

첫째,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둘째,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더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현명한 포기야말로 바로 '지금'에  온전히 집중하게 해준다. 지금에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는 것이 바로 휴식이라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크게 6개 주제로 되어있다.

첫번째 장은 최신 기술 덕택에 더욱 많은 시간을 절약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왜 시간이 없다고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대답은 간단하다. 기술 발전에 따른 가능성만큼 요구하는 것도 늘어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비례해서 늘어난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며, 이는 휴식을 통해 가능하다.

두번째 장은 정보 홍수가 주는 부담감에 대하여 살펴본다. 현대의 무분별한 정보 홍수는 주의력을 위협하며 중독증세를 가져온다. 현대인의 뇌는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작동하기에는 너무나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두뇌도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세번째 장은 낮잠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게 왜 중요한지 설명하며, 적절한 휴식은 기분을 풀어주고 창의력도 끌어올려 결과적으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옴을 보여준다.

네번째 장은 왜 휴식을 누리기 힘든지 그 원인을 찾아본다. 이번 장에서는 가속화의 체계라는 색다른 현상을 주장하고 있다. 300년 넘게 계속되어온 가속화속에서 휴식이 주는 진정한 비밀을 이해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다섯째와 여섯째 장에서는 휴식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결국 휴식의 본질은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충실히 따르는 것이라고 결론내린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주제는 간단하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모두 바쁘고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건강과 주변 환경은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 이를 극복하여 인간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면 휴식을 누리는 기술을 훈련해야 한다. 즉, 진정한 휴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책에서는 용기와 훈련이 필요한 투쟁이라고 역설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휴식이 거져 얻어지는 것이 결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실천적 방안은 자신의 인생에 맞는 휴식 습관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동호회를 만들 수도 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휴식계획을 마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휴식을 누릴 작은 기회를 소중히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본문에 인용된 휴식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을 소개한다.

조그만 항구 도시에 사는 가난한 어부가 자신의 보트에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 그때 이곳으로 휴가를 온 사업가가 아름다운 풍광을 담으려고 사진을 찍다가 어부를 깨웠다.

두사람은 이 지역의 근황과 이 지역의 노동관 등을 주제로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었다.

가난한 어부가 하루에 단 한 차례만 출어를 하고 남은 시간을 빈둥거리며 쉰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자 사업가는 그 사업가적 야심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어째서 두 번, 세 번 출어를 하지 않는 겁니까? 그럼 곱절 아니 세 배로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요." 

어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체 그렇게 일해서 무슨 소용인지 아리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바심이 난 사업가는 어부에게 일장훈계를 했다. "그럼 늦어도 1년 뒤에 당신은 모터보트를 살 수 있을 거요. 2년 뒤에는 보트가 두 척으로 늘어나겠죠. 3년이나 4년 뒤에는 아마도 작은 어선을 부릴 수 있을거요. 두 척의 보트와 한 척의 어선이면 당연히 훨씬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겠죠."

워낙 열을 올리며 이야기하는 통에 부자의 목소리는 꺽꺽 막혔다. "그럼 작은 냉동 창고를 지을 수 있을 거요. 잘만 하면 훈제 생선 공장과 커다란 처리 공장까지 마련할 수도 있어요. 그럼 자가용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다니며 어디에 물고기 떼가 있는지 알아내 무전으로 어선에 지시를 내리는 거죠."

신이 나서  떠드는 부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부는 그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다음에는?" 부자는 여전히 열띤 얼굴로 떠들었다. "그런 다음에는 여기 이 항구에 편안하게 앉아 햇살 아래 달콤한 낮잠을 즐기는 거요. 저 멋진 바다를 감상하면서!"

어부는 피식 웃었다. "내가 지금 바로 그러고 있잖소." 그리고 어부는 아까부터 하고 싶던 말을 덧붙였다. "그 셔터 누르는 찰칵 소리만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이 얘기는 현대 사회 가속화 체계가 사로잡혀 있는 망상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을 그르치는 것은 결국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행복을 위해 휴식 훈련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일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