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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동화 '열려라,맘대로 층'을 읽고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동화 '열려라,맘대로 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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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맘대로 층'은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에 실려있는 동화임)

 

 

'열려라, 맘대로 층' 동화 읽기

 

 

하늘이는 아파트 1층에 사는 아이다. 지하방에서만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왔지만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아서 하늘이는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혼자 놀지만 여전히 심심하다. 그런 하늘이에게  재미있는 놀이 중 하나가 바로 엘리베이터로 오르 내리기이다.

 

15층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층마다 버튼을 눌러 열고 닫기를 하며 아래로 내려 오면 마치 알리바바가 동굴의 문을 주문을 외워 열듯이 신기하고 재밌다. 그런데 4층은 숫자가 아니라 'F'라고 써 있어서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엄마가 자세히 알려주셨다. 

 

 

어느 날 엘리베이터 놀이를 하려고 탔는데 4층 란에 '맘대로'라고 써 있는 걸 발견했다. 하늘이는 '맘대로' 층을 눌렀고 문이 열렸다. 그곳엔 '맘대로 가게'란 간판이 붙어 있었고 엄청난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안내 방송에서는 이 곳의 물건을 맘대로 가져 갈 수 있지만 사탕불빛이 다 꺼지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고 했다.

 

하늘이는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가 갖고 싶은 물건들을 골라 담기 시작했다. 사탕불빛이 하나 둘 꺼져가는 것을 확인하고 시간 계산을 하였고, 사탕 불빛이 두개 남았을 때 얼른 엘리베이터 버튼 을 눌렀다.

 

12층에서부터 내려오기 시작하는게 보였다. 11층 10층 .. 점점 내려오기는 하는데 각 층마다 엘리베이터가 서느라 시간이 자꾸 지체된다. 사탕불빛은 하나 남았고 하늘이는 속이 탄다.

'에이 누가 장난하는거야?' 이제 엘리베이터는 9층 8층 ...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늘이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동화

 

 

하늘이는 엘리베이터를 탔을까?로 이 동화는 끝난다. 탔을까? ㅎㅎ 99% 못탔을 것이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꾸러기 아이가 하늘이다. 하늘이의 심심한 하루를 직접 봤다면 동정의 여지도 있지만 어쨌든 하늘이의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다.

 

 

 

경비아저씨도 배달하는 형도 하늘이를 혼내지만 친구도 없고 마땅히 놀 것도 없는 하늘이에게 하늘이 말을 잘 듣는 엘리베이터 놀이는 끊을 수 없는 장난감일 수 밖에 없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엘리베이터 기다리기, 층 표시가 숫자로 나타나는 전광판에 모두의 눈이 쏠리는데 한층 한층 다 섰다가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리는 건 도를 닦는 기분과 비슷하다.

 

요즘은 짝수 홀수층을 나눠 운행하거나 고층과 저층으로 나눠 운행하는 등 효과적인 방법을 쓰지만 아파트는 엘리베이터가 한대뿐일 경우가 많아서 고층에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건 짜증스럽다.

 

하늘이의 장난은 위급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도 있고 전력낭비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제지하는게 맞다. 작가는 하늘이에게 상상 속 '맘대로 층'을 보여주고 그 동안 하늘이의 장난으로 속앓이를 했을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체험하도록 했다.

 

맘대로가게에서 마음껏 공짜 물건을 고르고 시간 안에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 미션, 하늘이는 그간 자신이 했던 장난이 자기의 발목을 잡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엘리베이터는 느릿느릿 내려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면 손 안의 모든 물건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얼마나 속이 탔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하늘이에게 상상 속 체험은 '그동안 내가 했던 장난에 사람들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정말 잘못된 행동이었구나'하고 반성되었을 것이다. 하늘이가 역지사지의 뜻은 몰라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엘리베이터 놀이는 이제 못하게 되었으니 하늘이는 이 심심함을 어디가서 풀어야 하나?

그게 또 고민스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