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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언제 누가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동화 '세 가지 질문'을 읽고

 

 

언제 누가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동화 '세 가지 질문'을 읽고

 

 

 

 

'세 가지 질문' 동화 읽기

 

니콜라이는 궁금한게 3가지 있다. 그 답만 알면 세상을 의미있게 살 수 있을텐데 도무지 답을 알 수가 없다. 그 3가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마지막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이다.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정확한 답을 알려주는 친구는 없었다.

니콜라이는 가장 나이가 많은 레오 할아버지에게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그는 나이가 많으니 답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거북이 레오 할아버지에게 여쭈니 빙그레 웃기만 했다.

 

 

 

 

할아버지의 답을 기다리다가 니콜라이는 할아버지의 일을 돕고자 대신 밭일을 했고 밭일을 끝냈을 때 비가 오기 시작했다. 집으로 뛰어 가던 중 비명소리를 들어 가보니 곰 한 마리가 나무에 깔려 있었다. 곰을 구해 집으로 돌아오니 깨어난 곰이 아기 곰이 그곳에 아직 있다며 애를 태웠다.

 

 

 

 

니콜라이는 빗 속을 뚫고 가서 아기 곰을 구해 주었다. 아침이 되어 어미 곰과 아기 곰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떠났다. 다시 니콜라이는 아직 레오 할아버지가 자신의 질문에 답을 안해주셨다고 물으니 '너는 이미 답을 알고 있잖니?'라고 하셨다.

 

어리둥절한 니콜라이에게 '네가 밭일을 하던 때, 어미 곰을 구해 주었을 때가 가장 중요한 때이고 밭일을 도와주고 어미 곰을 도와준 네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네가 밭일을 도와준 것과 어미곰과 아기 곰을 구해준 일이란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너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란다.'

 

 

가장 중요한 걸 생각해 보는 동화

 

얼마 전 힐링캠프라는 프로에서 법륜 스님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왜 큰 스님들은 깨달음의 말씀을 처음부터 미리 알려주지 않고 한참 지난 후에 알려주시는겁니까?'

 

그러자 법륜스님은 '그 깨달음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져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거지 그 전에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와닿지가 않죠.' 라고 하셨다.

 

 

 

 

니콜라이가 레오 할아버지에게게 가서 질문을 했을 때 바로 답해주지 않고 빙긋 웃으며 밭일만 하셨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잠깐 사이 비가 오고 다친 곰을 구해주는 등 다양한 일이 벌어졌고 아무렇지 않은듯 보였던 일상 중에 가장 중요한 것들이 매 순간마다 지나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경험없이 말로만 답을 들었다면 니콜라이는 레오 할아버지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이 그림책의 원작은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집 '세 가지 질문'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하여 만든 책이다.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감이 있지만 이런 철학적인 문제를 한번쯤 가볍게라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뭐라고 답할지 대충 짐작이 가지만 의외로 심오한 철학적 답을 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어른들도 쉽게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책에서 알려주는 철학적인 답은 이성적으로는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답이지만 현실에서의 답은 각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런 쓸데 없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커다란 사회 구조 속에서 너무나 초라한 자신을 보며 자존감을 상실한 현대인들에게 잠깐이나마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어떤 미미한 것도 의미 없이 생겨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