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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못난 자식이 효도한다, 동화 '황제와 연'을 읽고

 

 

못난 자식이 효도한다, 동화 '황제와 연'을 읽고

 

 

 

 

 

'화제와 연' 동화 읽기

 

중국 황제에게 4명의 왕자와 4명의 공주가 있었다. 4명의 왕자는 훤칠하게 키도 크고 잘 생겼고 믿음직한 모습으로 황제를 도와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있었고 4명의 공주 중 3명 역시 강하고 아름답웠지만 4번째 공부는 몸집도 왜소하고 성격도 소심해서 궁궐의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아버지인 황제마저도 가장 왜소하고 어린 막내 딸을 외면했다. 혼자 밥먹고 혼자 말하고 혼자 놀기만 했던 드조 소 공주의 놀이 중 하나는 연을 날리는 것이었다. 4명의 왕자들이 머나먼 곳을 다스리러 떠나고 없을때 반역자들이 황제를 잡아 높은 탑에 가두었다. 소식을 들은 왕자들과 공주들은 자신의 몸부터 보호할 생각으로 멀리 피신을 하였고 매일 슬픔에만 빠져 있을 뿐이었다.

 

워낙 작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드조 소 공주는 황제가 갇힌 탑 주변에 움막을 짓고 매일 밤 연에 음식을 매달아 아버지에게 보내드렸다. 그러다가 연을 크게 만들고 연줄을 굵게 꼬아 아버지가 그 줄을 잡고 내려올 수 있도록 연을 날렸다.

 

 

 

아버지는 연을 끊어 날려버리고 연줄을 탑 쇠창살에 묶고 팽팽해진 줄을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 땅에 내려온 황제는 딸 앞에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추었다. 반역자들을 체포해 옥에 가두자 멀리 달아났던 왕자와 공주들이 달려왔지만 황제는 드조 소 공주를 곁에 앉히고 자신의 뒤를 이어 공주가 나라를 다스리도록 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속담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말만 그럴뿐 마음이 더 가는 자식이 있고 덜 가는 자식이 있나보다. 황제에게 막내 드조 소 공주가  마음이 덜 가는 아니 심하게 말하면 눈에 띄지 말았으면 하는 자식이었다.

 

다들 잘 생기고 어여쁘게 생겼는데 오직 그 아이만 그들과 다르게 태어났으니 균형이 안 맞아 보여 눈에 거슬려 보였을 것이다. 그게 그녀의 책임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여러가지 부족해 보이는 드조 소 공주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채고 스스로 눈에 띄지 않으려 항상 구석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고 있었다.

 

 

드소 조 공주의 유일한 놀이는 연을 날리는 거였는데 멀리 날아가려는 연과 연을 바라보며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과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 곁에 있으려는 그녀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해서 안타까웠다.

 

황제가 반역자들에 의해 탑에 갇혔을때 자신의 몸집보다 몇 배 큰 연을 만들어 아버지를 구하고자 했던 그 마음은  오직 하나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다행히 아버지는 그녀의 진심을 알아주었고 아버지의 성원에 힘입어 드소 조 공주는 다음 대에 나라를 다스리는 여황제가 될 수 있었다.

 

 

못난 자식이 효도한다

 

예전에 살기 어렵던 시절을 배경으로 나오는 드라마나 소설에 보면 어려운 형편에 자식이 많아 다 가르칠 수는 없는 집은 맏자식이나 아니면 아들이 대학공부를 하는게 보통이었다.  잘 된 자식이 하나라도 있어야 집 안을 일으킬수 있다고 생각해 그야말로 온갖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희생을 해야만 했다. 지금이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땐 그랬다.

 

특히 딸들은 공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무조건 오빠나 남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자식이었다. 그러다보니 한 명의 자식만 빼고 나머지 아들 딸들은 부모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가슴에 응어리가 생기고 불만스러운 마음에 방황을 하고 부모 속을 썩이는 못난 자식이 되고 만다.  

 

 

 

 

부모의 눈 밖에 난 자식은 부모의 정이 그립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립고 따뜻한 눈으로 한번만 봐주길 원하지만 부모는 항상 지금 잘 난 다른 형제만 바라보고 있으니 속이 더 탈 수 밖에.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의지할 곳이 없게 된 부모들의 곁을 지키는건 그 때 속을 썩였던 자식인 경우가 더러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잘난 자식은 왠지 어렵고 불편하지만 못난 자식은 어찌되었건 할말 못할말 다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지지고 볶는 다툼에 인간적인 정이 서로 더 통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자식의 입장에서 보면, 못난 자식은 태생적으로 못된 사람이 아니고는 대게 성인이 되면 어릴 적 반항하고 방황했던 자신이 얼마나 불효자였는지 깨닫고 그걸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 잘하려고 애쓴다.

 

가까이 사는 지인이 하는 말이 '나중에 늙으면 속 썩이고 맞고 자란 자식이  효도를 더 잘 한다'라는 말을 했다. 농담처럼 했던 말이지만 언중유골이다. 자식들이 모두 잘 나고 잘 되서 부모의 자랑거리가 된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못난 자식일수록 더 품어 주어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