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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심을 알려주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을 읽고


생각을 모으는 사람모니카 페트(Monika F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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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색체가 어둡고 가라앉은 느낌을 주지만 안정적이면서 따스함까지 같이 느끼게 해준다. 

빨강이나 초록색처럼 원색이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색이 튀지 않고 스며들 듯이 잘 표현되었다.

주인공 부르퉁 아저씨의 얼굴 중 눈동자와 입모양이 어찌나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그려졌는지 아마도 이 책을 보게되는 독자들도 나처럼 한눈에 반할 것이다.

아침 6시 30분 정각이면 나타나 거리에 흩어진 생각들을 배낭속에 조심스레 모으는 부르퉁 아저씨.
빈 배낭은 금새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들로 가득 채워진다.

예쁜생각, 미운생각, 즐거운생각,슬픈생각,긴생각,짧은생각, 시끄러운 생각,조용한생각 등등등

책에는 없지만 쓸모있는생각, 쓸데없는생각, 밝은생각, 어두운생각들도 있겠지.
 
아저씨는  집으로 가져온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분류한다. 조심스럽게 다루는 이유는 모든 생각들은 예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저씨가 좋아하는 생각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다.
이유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배려하는 
아저씨의 마음씨때문이다. 모두가 소중하니까.
  
오후가 되면 분류한 생각들을 조심스레 화단에 심고, 다음날 새벽까지 기다리면 아저씨의 정성을 받아 심어진 생각들은 예쁜 꽃들이 되어 화단 가득 피어나고 그 꽃들은 다시 생각 알갱이가 되어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사람들 이마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그리곤 또다른 생각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피어날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왔다고 한다.

이 그림책을 저학년 아이들이 읽고 작가가 의도한 주제를 알까? 성인이 읽어도 그 주제를 선뜻 말하기가 어려운 작품이다.

다 읽고 나면 부루퉁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그 아저씨가 왜 좋은 사람같냐고 하면 모든 생각들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이가 어리거나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일부 어른들 중 자신의 생각과 판단만이 지극히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인생경험이 충분치 않아서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인정하면 내가 손해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틀림'과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면 상대에 대한 배려도 기대할수 없다. 

많은 나이만큼 충분히 많은 인생경험을 한 어른들은 인간의 다양성을 인지하고 인정하기에 뚜렷한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어보인다. 
그래서 흐리멍텅한 사람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세분화 되면서 우리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쌍둥이조차 외모는 닮았을지언정 생각이나 감정은 다르다. 

세상 사람들이 부루퉁 아저씨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배려심을 갖게 된다면 모난 세상이 지금보다는 쪼금 둥글어 지지 않을까? 


감정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