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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폭풍의 비밀' - 애니! 난 너의 수호천사야

 

동화 '폭풍의 비밀' - 애니! 난 너의 수호천사야

 

 

동화 '폭풍의 비밀'

애니네 집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늪가에 있다.

늪지대의 눅눅한 기운 때문인지 부모님은 항상 팔다리가 아프다고 하셨고 학교를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애니는 어둑어둑한 늪지대를 지날 때가 가장 무서웠다. 늪에는 강도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남자와 말의 유령이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기 때문이다. 무서운 하교길만 아니면 늪지대는 애니에게 놀이터였고 또다른 학교였다.

 

 

시집간 언니가 아기를 낳으러 집으로 왔을 때 온 가족은 너무나 행복했다.

하지만 진통이 시작되던 그 날, 엄청난 폭풍우가 몰려와서 마을 의사 선생님께 연락할 전화기가 불통이 되버렸다. 엄마의 만류에도 애니는 혼자 마을에 가기로 했다. 그 순간 말 발굽 소리와 함께 말을 탄 남자가 애니의 집 앞에 멈춰 섰고 애니는 두려웠지만 말을 타고 폭풍을 뚫고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있는 의사 선생님 댁 앞에 무사히 내린 애니에게 남자는 자신이 유령이었다는 고백을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폭풍 = 유령, 바로 애니의 수호천사

애니의 언니가 산통을 겪기 시작한 그날 밤, 우연인지 필연인지 폭풍우가 몰아쳤고 설상가상 마을과 연결된 전화는 불통이 되버렸다. 모든 상황은 애니가 혼자서 밤에 폭풍을 뚫고 무서운 늪지대를 지나 마을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모셔와야만 했다.

어린 애니는 무서웠지만 그 방법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결단을 내린 것인데 어른도 힘든 결정을 내린 어린 애니가 너무나 대견하다.

 

 

 

다행히 말을 탄 의문의 남자 덕분에 말을 빌려타고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낯선 남자와 한밤중에 먼 거리를 가야하는건 혼자 늪지대를 지나는 것 만큼이나 무서운 일이다. 워낙 급해서였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처럼 어린아이 대상의 성범죄가 많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급하다해도 절대 낯선 남자의 말을 타게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애니와 가족들이 낯선 남자에 대해 큰 위험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마도 늪지대 옆에 오래 살면서 생긴 보이지 않은 '끌림'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남자의 정체가 유령이었다고 했으니...

 

 

 

이제 애니는 늪지대를 지날 때 두렵지 않을 것이다.

언니의 위급한 상황에 같이 걱정을 해주고  그토록 무서웠던 폭풍의 밤에 자신을 안심시키려고 애 쓴 유령을 직접 만나봤으니 말이다. 오히려 다시 한번 그를 만나 지난 번 호의에 감사를 하고 언니가 이쁜 조카를 낳았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싶겠지.

이 늪지대에 가면 애니의 좌우에서 호위하는 무사처럼 애니를 지키는 유령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