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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세상은 모두 나의 적,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세상은 모두 나의 적,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인생

1605년에 전편이, 1615년에 후편이 발간되어 인기를 끌었던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그 자신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작가이다.

의사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가세가 기울어 공부를 채 마치지도 못하고 돈벌이에 나서야했으며 전쟁터에 나가 중상을 입고 퇴역하다가 해적들에게 잡혀 5년동안 노예생활을 해야 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풀려 나긴 했지만 여전히 생활고는 그를 괴롭혔다. 가까스로 말단 공직에 들어갔으나 이런 저런 비리에 연루되어 자주 옥고를 치렀으며 그가 책을 쓰게 된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한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58세에 돈키호테를 발표하기 전 몇 작품을 발표했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했고 돈키호테의 판권도 미리 넘겨버려 세르반테스 자신에게 돌아 온 이익은 별로 없었다. 평생 돈을 쫓는 세르반테스의 모습에서 오직 그의 눈에만 보였던 적을 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유머와 풍자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당시의 속 빈 강정 같은 기사도 제도를 돈키호테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비판했다. 세르반테스는 학문과 예술의 부활을 꿈꾸던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이었으니 중세 봉건제도와 기독교적 사상에 입각한 기사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다.

세르반테스 자신도 출신은 귀족이었지만 아버지의 실수로 가산을 탕진하고 돈벌이에 내몰리고 목숨이 위협받는 전쟁터와 노예생활을 경험하면서 그저 무위도식하듯 허울만 좋은 기사들을 보면서 코웃음 쳤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은 당시 대중들의 생각과 일치 했고 대중의 생각을 대변한 돈키호테가 인기를 얻은 이유이기도 했다.

 

금서 '돈키호테'

돈이 급했던 세르반테스에게 금전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던 '돈키호테'는 1640년 스페인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는데 그 이유는 '성의 없는 자선사업은 아무 가치가 없다.'라는 문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문장이 당시 사회와 대중에게 어떤 악영향이 미칠거라 우려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짐작컨대 당시 타락해 가고 있던 종교의 가식적인 자선에 대한 비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신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대중을 기만했던 종교와 종교인들에 대한 세르반테스와 당시 대중들의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본다. 

 

'돈키호테'

시대를 넘나들며 인구에 회자되는 대표적인 작품들 중 하나이다.  과거 어느 시대에나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 실제로 살았었고 현재도 어디선가 돈키호테가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돈키호테, 그가 정말 정신이상자였는지 아니면 개탄스럽게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외롭게 저항한 쓸쓸한 투사였는지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