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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페르소나 - 가면 속 네 모습을 보니 어때?

 

페르소나 - 가면 속 네 모습을 보니 어때?

 

 

 

심리치료중에 '거울효과'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자신의 심리에 대해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 사리판단에 있어 합리적이 될 수 있으며 문제점이나 해결방법을 더 효과적으로 찾아 낼 수 있다고 한다.

간혹 방송에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보여 주거나 제3자가 자신의 모습을 재연하도록 만들어 직접 보여 주는데 그걸 보는 당사자들은 대부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보는게 낯설기 때문이다. 자신을 객관화 하기까지가 어렵지 자신을 인정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인기절정의 여배우 엘리자벳은 공연 도중 갑자기 실어증 증세를 보이고 간호사 알마가 전임으로 그녀를 담당하게 되었다. 원인을 알 수 없어 일단 병원을 떠나 경치 좋은 바닷가로 장소로 옮겨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얼마 후, 간호사 알마는 눈짓과 몸짓으로 알았들었다는 표시를 하는 엘리자벳에게 마치 폭포수처첨 일방적인 말을 쏟아 붓는다. 주로 알마의 무미건조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시간이 흐르자 알마는 점점 자신의 깊은 마음 속,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하나 둘 꺼내어 들려주고  엘리자벳이 숨기고 싶었던 치부까지 들춰내 일방적으로 말을 한다. 그 때부터 엘리자벳은 집중을 해서 듣기 시작했고 연민의 정이 담긴 눈길로 알마를 쳐다보게 되었다. 하지만 엘리자벳에게만 들려준 사적인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알게 된 알마는 엘리자벳을 괴롭히면서 격하고 불안한 감정을 드러낸다.

 

 

영화는 흑백의 화면에 가장 최소한으로 뒷배경을 넣어 오직 두 배우에게만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말없이 표정연기만 하는 배우와 수다스러울만큼 긴 대사를 하는 배우,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충격적인 장면들이 풀어지는 긴장감을 다시 조이게 한다. 손바닥에 박히는 못, 폭력시위대의 진압 장면, 클로즈업 된 거미의 모습, 마치 시체처럼 누워 있는 아이의 모습 등이 담긴 화면은 엘리자벳과 알마의 괴롭고 불안한 심리상태를 나타내는것 같다.

알마의 지독했던 과거를 듣고 난 후 엘리자벳은 그녀를 위로하듯 안아주는데 평온함을 찾은 엘리자벳과 괴로워하고 불안해 하는 알마, 그녀들의 표정은 입장이 바뀐듯 어느 새 달라져 있었다. 엘리자벳 속에 알마와 알마 속에 엘리자벳이 서로 교차하고 있었던 것이다.

 

 

'페르소나' 그리스 비극의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말한다. 그래서 '가면을 쓴 인격'이라고도 한다. 인간은 과거의 단순했던 시대든 복잡한 현대든 어느 시기나 자신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살지 못한다. 여러 상황에 따라 자신을 스스로 변호하거나 숨겨야 하기 때문에 가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가면을 즐겨 쓴다.  

 

 

개인에 따라게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한 개 쯤 아니면  그 이상의 가면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가면을 썼다고 인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느 새 가면의 경계선이 없어져 버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면을 쓴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이렇게 묻는다.

"가면 속 네 모습을 보니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