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라는 영화가 상영된 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의 인권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고 올바르지 못한 재판의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공분을 일으켰었다.
이런 경우 영화의 오락성이 아닌 또다른 힘을 느끼게 된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 하정우가 주연인 이 영화도 사회적인 약자, 소외 계층의 문제를 소재로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관객은 사회적인 약자, 또는 사회적인 문제성보다는 한 인간의 심리변화 과정을 지켜 보면서 긴장감과 함께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잘 나가던 tv 뉴스 앵커 자리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전락한 자신을 인정할 수 없던 윤영화는 생방송 도중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는 테러범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다리는 폭파된다.
이때 그가 선택한 것은 사고 신고가 아닌 자신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테러범과의 생방송 전쟁을 벌이게 된다. 테러범은 윤영화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사과와 금전적인 보상을 받고자 했고, 윤영화는 테러범을 이용해 다시 뉴스 앵커 자리로 돌아가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
장난 전화인줄 알았던 마포대교 폭파 협박이 현실로 되자 윤영화는 불과 몇 분 사이에 이 상황을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다고 판단, 테러범과의 생방송 전화 진행을 결정한다. 시청율을 놓고 윗선과 딜을 해서 자신의 앵커 복귀를 빌미로 말이다.
마치 계획하고 있었던 것 마냥 그는 일사천리로 모든 상황을 자신이 주목 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테러범과 전화 대화를 하면서 그의 심리적인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게 된다. 그런 그의 심리상태 변화에 전혀 무리가 없어 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되도록 스토리를 짜낸 작가나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추가하자면, 마포대교 다리 공사중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적절한 보상이 없어 테러범이 된 인물 설정도 억지스럽지 않았고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을 앞 준 테러범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대신 해 주는 윤영화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보여지는데 자신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빌딩과 함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에는 연민의 정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
지독한 이기주의적인 모습과 함께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윤영화를 탁월하게 표현한 하정우의 연기가 군계일학처럼 빛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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