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자와 못 가진자, 그것이 물질이던 감정이던 부족함을 느끼게 되면 갖고 싶어지는게 인지상정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고 성취의 기쁨을 맛보며 감정적인 만족감을 체험한다.
하지만 때론 아무리 애를 써도 가질 수 없는게 있다는걸 알게 되면 상실감을 느끼지만 잘못된 집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한 집착은 어느 새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성수(손현주)는 기억에서 지우고픈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그가 사는 낡은 아파트를 방문한다. 어린 시절,아픈 형의 말동무로 입양되었던 그는 형이 가진 부모와 가정환경을 독차지 하고 싶어졌다. 아니 징그런 피부병을 가진 형과 지내는 것이 괴로워 형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성수의 말 한마디로 그는 온전히 부모도 가질 수 있었고 부유한 가정환경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형은.....
정체가 불분명한 사내가 성수의 가족을 위협하고 성수는 그것이 형의 복수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 그에게 주어진 가족을 포함한 집과 그외 다른 어떤 것도 형에게 줄 수도 없고 나눌 수도 없다. 그래서 쫒고 쫒기는 형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주희(문정희)는 사랑하는 딸과 안전한 집에서 사는 게 간절한 소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그녀의 집과 주변은 불안하고 부족하다. 그녀는 직접 안전한 집을 구하러 발벗고 나섰다. 아무도 주지 않는 안전한 집을 빼앗기 위해 아니 원래 내 것이었던 집을 찾으러 나섰다. 왜냐하면 그녀는 딸을 가진 엄마이기 때문이다.
성수가 형에게 빼앗은 집과 성수의 집을 뺏으려는 주희, 그들이 차지하려고 하는 집은 모양은 다르지만 닮은 구석이 있다. 성수에게 형의 집은 부모가 있는 완벽한 가정이었고 고아인 성수는 그것들을 독차지하고 싶었다.
주희에게 성수의 집은 그리고 성수의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은 자신과 그녀의 딸이 그토록 갈망하던 것들이라 갖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갖고 싶은 것을 가졌다.
누군가 몰래 우리 집을 엿보고 관찰하고 대문 옆 초인종에 표시를 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숨바꼭질'은 여름 영화에 맞게 관객을 놀래키는 화면으로 더위를 식혀 주는 공포물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애잖한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이다.
손현주와 전미선, 문정희등 연기파 배우들의 명연기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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