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리뷰] 더 헬프(The Help) - 스스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말

 

[영화 리뷰] 더 헬프(The Help) - 스스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말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춤꾼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다.

우연히 보게 된 장면에서 아주 어린 남자아이가 꽤 높은 단계까지 올라갔던 모양인데 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실수를 했다. 실의에 빠져있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다가와 아이 앞에 반무릎을 꿇고 눈 높이를 맞추며 아이의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면서도 신중하게 말을 했다.

'너는 지금 중요한 순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 오디션의 결과로 네 인생이 확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고 그게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자세하지 않지만 대충 이런뜻) 10살이 될을까 싶은 아이는 다 이해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더 헬프 - 너는 너무나 소중해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에 감동받기도 하고 배우의 연기력에 감탄도 하고 멋진 음악의 매력에 빠지기도 하는데 간혹 배우들의 대사가 귀에 쏙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밖에서 (남들이)하는 바보같은 험담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너는 가장 똑똑하고 착하고 ....너무나 소중해'

뚱뚱해서 푸근해보이는 흑인가정부가 실의에 빠져있는 백인소녀에게 하는 말이다.

 

 

 

 

'더 헬프', 1950-60년대쯤 미국의 백인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인권을 유린당했던 흑인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그녀들을 옭아매었던 백인들의 올가미를 스스로 끊어버리고 새 길을 개척한다는 영화이다.

당시 흑인여성들은 저임금의 가정부로 백인가정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항할 수 없는 사회분위기와 생계가 달린 문제라 그저 운명이려니 받아들였다. 하지만 한 백인 여성 작가의 도움으로 그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냈고 큰 호응을 얻어 자존감과 함께 자신감을 찾아간다.

 

백인가정에서 가사일과 육아를 하는 흑인가정부는 마치 조선시대의 유모처럼 백인아이를 키운다. 흑인가정부는 돈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는 모정을 담아 사랑과 정성을 아이에게 쏟으며 생모보다 훨씬 더 아이와 정신적인 교감을 쌓는다.

절대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고 같은 눈높이를 하고 나즉이 속삭이듯 그러나 진심을 담아 말을 하니 당연히 아이는 엄마보다 더 의지하게 되고 신뢰하게 된다. 아이는 자신을 사랑하고  진심을 주는 사람을 느낌으로 더 정확히 가려내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벌레 취급하고 전염병의 병균처럼 여기는 백인들의 아이를 돌보는 흑인가정부들,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서는 진심을 다하고 정성을 다 한다. 영화 속 대사처럼 비록 그 아이가 커서는 지엄마보다 더 독한 백인이 될지언정 말이다. 그렇게 속으면서도 아이를 보면 다시 엄마로 돌아가는게 흑인가정부이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는 말

영화 속에서 그녀가 백인아이들에게 건네는 많은 말들은 불안해하거나 슬퍼하는 아이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지만 한편 척박한 현실 속 그녀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었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술같은 것이었다.  

도둑 누명을 쓰고 쫓겨나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