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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엄마! 나는 더 이상 동생이 필요치 않아 '너 때문에 못살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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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출산율로 인구변화를 추정해 봤을때,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되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될 거라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만약이라는 전제 하에 하는 말이겠지만 왠지 섬뜩하다.

사람 흔적이 없는 휑~한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니 잘 상상이 안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으니 이것저것 출산장려 정책이 쏟아지는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아직은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정책은 없는것 같다. 앞으로 점점 나아지겠지만 서둘러야 할 일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진아는 설아라는 예쁜 동생이 있지만 얼마 안있어 또 동생이 생긴다. 엄마가 세째를 임신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아는 새로 태어날 동생이 창피하다.

아니 동생이 창피한게 아니라 임신한 엄마의 불룰한 배와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맘에 들지 않는다.
같은 반 명철이가 오리 같다고 자꾸 흉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힘든 엄마를 대신해 동생 설아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엄마 뱃 속의 동생이 밉기만 하다.
'엄만 왜 동생을 가져서 날 힘들게 하는거야. 난 더 이상 동생이 필요없는데...'

예전에야 형제자매가 세명 이상인 경우가 허다해서 형제가 많다고해서 특별히 흉이 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세명 네명 자녀가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기사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형제가 많은 당사자인 아이들은 주변의 시선 집중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못하는 것과 동생이라는 경쟁자를 배려하기란 어린 나이에 쉽게  마음먹을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드디어 엄마는 병원에서 동생을 출산하셨고, 진아는 아빠와 함께 아기를 보러 갔다. 아기는 털이 잔뜩 난게 원숭이 같았다. 그런데 아빠는 자꾸 웃기만 하신다. 외할머니가 엄마 힘들게 한다고 화를 내셔도 웃기만 하는 아빠가 진아는 더 미웠다.


새로 태어난 동생을 부담스러워하는 진아의 마음이 예쁜아기를 털보 원숭이로 만들어 버렸다.
'아니 지가 키울것 도 아닌데 왜 그러나?' 이럴 수도 있지만 어린 진아와 같은 맏이의 입장이였던 나는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간다.

지금은 아니지만 어릴적 내 동생은 건강이 약해 항상 내가 데리고 다니며 놀아야 했다. 그래서 맘껏 논 적이 별로 없었다.  당시엔 동생이 밉기도 했었다. 그런데 진아는 동생이 한명도 아니고 둘이나 되니 그 심적 부담이 오죽했으랴.

설아처럼 말 잘 안듣는 동생이 하나 더 늘었으니 이를 어쩌냐고요.
명철이가 아기보러 집에 놀러왔을 때 진아는 설이에게 언니 집에 없다고  말하라 시켰더니 설아는 "언니 집에 없다고 말하래"라고 그대로 말해 버렸다.

방안에서 몰래 밖을 보던 진아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방문을 열며 소리친다.
"내가 너때문에 못살아!" 

실제 동생이 둘이나 되면 부모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아직도 어린 큰아이를 너무 어른 취급 하는 경우가 많다. 맏이는 알아서 참아야하고 일방적으로 양보해야하고 동생들도 챙겨야하고 엄마도 도와야하고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부모는 큰아이의 자존감과 서열의 확실성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동생들에게도 맏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어야 형제자매가 각각 자기의 자리에서 잘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진아야! 진아네 엄마 아빠는 지금 가장 실질적으로 나라에 협조를 하고 계시는거다.
아무나 못해 대단하신거지 그래서 말인데...너한텐 미안하지만 어떻게 동생 한명.. 더 낳아도 되지 않을까? 셋이나 넷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니까 이왕 키우는 김에 하나 더 묻어서 키우는 것도 좋을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