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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Book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이효석의 '인간산문' -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효석의 '인간산문'

어지러운 거리, 어수선한 인생.....

 

 

 

철학을 공부하는 문오의 눈에 비친 도심 거리는 인간의 거리가 아니라 지옥의 아수라장처럼 어지러운 혼돈의 장소로 비친다. 사람들은 모여서 도시를 만들고 한껏 꾸며 놓고는 다시 흐트러뜨리고 치울 줄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수만 년 전부터 인간은 생활의 안정과 정리를 위해 살았음에도 지금까지 정리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조차 또 다른 혼란을 줄 뿐이라는게 문오의 생각이다.  문오가 이리 괴로워하는 이유는 미례와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이다.

문오는 미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하지만 그의 눈에 비치는 거리마냥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는 혼돈 속에서 불안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 한다. 일단 미례가 있는 곳으로부터 멀어지기로 하고 미례에게 이별을 고하고 지방으로 이직을 하였으나 그의 마음은 그곳에서도 계속 혼란스럽다. 

그러다 미례가 문오를 찾아온다. 남편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문오를 찾아 온 미례를 보면서 문오의 불안과 혼란은 날아가 버리고 거울처럼 맑은 하늘이 그의 머리 위에 남았다.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문오가 사랑하는 미례는 유부녀이다.

그녀와의 만남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문오의 괴로움은 가중된다. 어지러운 마음이 되니 세상은 온통 혼란스럽다.  

문오는 쓰러져가는 판자집과 구불꾸불한 도로, 지저분한 뒷골목처럼 보이는 미례와의 관계청산을 위해 지방으로 도피해 보지만 마음이 정리되지 않으니 그 곳 역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먼지 속에서 나서 먼지 속에서 살다가 한 세기의 역사도 못 보고 고작 반세기쯤을 살다가 먼지 속으로 사라진다. 사람은 왜 맑은 공중에 떠서 살 만한 지혜가 없을까?'

문오를 심오한 철학적 사고의 세계에 몰아 넣은 것은 미례라는 여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례는 문오와의 관계를 철학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철저하게 본능에 충실한 선택을 하였다. 그녀의 과감한 선택과 행동으로 문오를 덮쳤던 불안과 혼돈의 먹구름은 일순간에 하얀 뭉게구름으로 변하고 하늘은 맑은 거울로 변하였다.

책에서는 문오의 정신적인 혼라스러움만 표현했지만 어쩌면 미례의 정신이 문오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당시는 여자의 행동에 제약이 많았던 시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문오처럼 생각의 틀에 갇혀서 괴로워만 하지 않았다.

용기있는 선택은 그녀를 포함한 문오를 단번에 다른 세상에 옮겨 놓았다. 결국 자신을 어떤 세상에 살게 하는냐는 오로지 자신의 판단과 선택문제임을 미례는 보여 주었다.  행복한 세상이 잠시일지 영원할지는 오로지 자신들의 몫이다.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가 이효석  

이효석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가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그는 신동이라 불릴 정도로 총명하였고 고보 재학 시절에는 '꼬마수재'라 불리우는 천재였다고 한다. 그는 초기, '도시와 유령', '기우' 등 사회에 대한 현실적 관심을 가진 작품을 발표하다가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면서 순수문학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이효석의 대표적인 단편인 '메밀꽃 필 무렵'도 이즈음 탄생했다. 이후 서구적인 분위기의 '장미 병들다'를 발표하면서 성의 본능과 개방을 추구하는 작품으로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1942년 뇌막염으로 입원하였다가 의식불명으로 36세의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