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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사랑 받고 싶어요 '작은 의자'를 읽고

아주 맘씨 좋게 생긴 할아버지가 정성들여 아주 작은 의자를 만들었다.
그 의자는 아기가 태어난 집으로 선물용으로 팔려갔다.
아기가 조금 자라자 아기는 그 의자를 밀고 다니거나 뒤에 숨거나 터널을 만들며 재미나게 놀았다.


작은의자는 아기와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냈다.
아기가 조금 더 커서 소년이 되자 소년은 "저 의자는 너무 작아졌어요. 이제 싫어요."라고 말했다.

작은 의자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작아지지 않았어. 그대로야...'
하지만 소년의 엄마는 작은 의자를 창고 속에 넣어버렸다.

한동안 꼼짝 않던 의자는 '나'를 다시 사랑해 줄 누군가를 찾아서 길을 떠났다.
너무나 조용한 숲 속에서 의자는 '나에게 앉아보세요.'라고 외치며 몇날 며칠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러다 어느 할머니의 집으로 가서 인형의 의자가 되었지만 인형은 아무 말도 아무 표정도 없이 그저 앉아 있기만 할 뿐이어서 작은 의자는 실망했다.

그러다 할머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시고 돌아오시지 못하게 되자 작은 의자는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알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내려진 곳은 허름한 중고매장이었고 거기서 또 한참동안을 '나'를 사랑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젊은 부부가 다가오더니 "이 의자 괜찮긴한데 우리 아기한텐 너무 크지 않을까?"라며 작은 의자를 집어 들었다.
의자는 드디어 나를 찾는 사람이 나타났구나 기뻐하며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남자가 어디선가 본 듯 낯이 익다.
'나 이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젊은 부부는 작은 의자를 들고 집으로 갔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만화영화'피노키오'가 생각난 것은 아마도 작은 의자의 다양한 감정들이 인간의 감정처럼 내게 그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의자를 처음 만드신 할아버지의 사랑이 작은 의자에게 생명의 힘을 넣어 주셨고 처음 의자를 만났던 아기는 넘치는 사랑을 주어 작은 의자를 더 생기 넘치도록 했다.

아마도 아기에겐 엄마나 아빠 다음으로 가장 소중한 친구였을 것이다.
게다가 아기는 분명히 의자가  살아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아기와 지내는 동안 그들은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테니까 말이다.

작은 의자는 영원히 이 아이와 함께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영원히 아이로만 있지 않았다.
자신이 변했으면서 의자가 변했다며 배신(?)했다.
믿었던 너무나 믿었던 소년이 작은 의자를 외면한 것이다. 

작은 의자는 또다른 사랑이 필요했다.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또다른 사랑으로 치유해야만 낫는다고 했던가? 
낯선 할머니집을 거쳐 한참 후에 중고매장에서 그 작은 의자를 집어 든 낯익은 그 남자는 말 안해도 누구인지 짐작이 간다.

그 아기가, 아니 그 소년이 어른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동화이지만 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장면은 감동이었다. 
간혹 실제 미스터리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중에 인형에 대한 것들이 있다.


주인이 애지중지 하던 인형이 주인과 헤어지게 되면 어찌어찌하여 주인이 있는 곳까지 간다거나 주인을 위험에서 구한다거나하는 이야기를 보면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사랑을 받으면 서로 끌어 당기는 뭔가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받게 되는 모양이다.

이것이 허무맹랑하다고 해도 믿고 싶다. 사랑은 무엇이든 살아 숨쉬게 한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