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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적성에 안 맞는 알바라고? 그건 꿀알바란다

 

적성에 안 맞는 알바라고? 그건 꿀알바란다

 

7월 한 달만 알바를 해서 여름 유흥비를 마련하겠다는 대학 새내기 아들녀석이 6월 28일부터 알바를 찾기 시작했다.

'방학이 되면 알바생들이 넘쳐 나는데 입맛에 맞는 조건을 가진 알바를 구하기가 쉬운줄 알았더냐'  결국 7월 1일이 되어도 알바는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거린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마려운 강아지마냥 팔짱을 끼고 집안을 서성 거리기에 불러 세워 제안을 했다.

"이번에 받은  장학금에 네 공로를 인정해 지분을 몇 푼 떼어 주마."

"아니, 그냥 다 드리고 생색 낼래."

 

 

 

드디어 시작한 여름방학 알바

고민 끝에 경기도에서 생산공장을 하는 이종 사촌 오빠에게 전화를 해서 한 달만 알바를 시켜도 되냐고 했더니 일손이 모자라 와도 되지만 열악한 환경이라 견딜지 모르겠다며 보내라 했다. 아들녀석에게 출퇴근 거리 1시간 30분 걸리는 열악한 환경의 공장 알바라도 하겠냐고 물으니 더운밥 찬밥 가릴 때가 아니라며 뛸듯이 기쁜 마음으로 9시부터 6시까지 한 달 동안 공장 생산직 알바를 시작했다. 

첫 날 - 두 눈이 반쯤 감겨 들어와 말도 안하고 밥만 먹고 쓰러지듯 잠이 듬

둘째날 - 한숨 쉬며 들어와 종일 서서 일하니 다리가 붓는다고 함

셋째날 - 단순 반복적인 일은 적성에 안맞는다고 함

넷째날 -  퇴근 길 차가 무지 막혀 힘들다 함

아들아! 얻고자 하는게 있으면 그 댓가를 치뤄야 하는게 세상 이치란다. 대한민국 직장인 대부분은 출퇴근 1시간 이상씩 걸리고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너는 꼭! 집에서 가깝고 적성에  딱! 맞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란다) 

너는 한 달만 일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365일 그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이력서에 썼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건 꿀알바이니라

게다가 사장님의 친인척이라 크게 눈치 줄 사람도 없고 더운지 힘든지 신경 써 주시고 6시면 칼퇴근하고 버스 타는 데까지 데려다 주시고 비 오면 우산 챙겨 주시고 공장 생산품 선물로 주시고 휴식 시간 챙겨 주시니 얼마나 좋은가! 솔직히 사장님  입장에선  상전일수도 있다. 일을 막 시키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안 시킬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 말이다.

아들녀석을 보낼 땐 남들만큼 일을 시켜도 좋다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생각이지 사장님 입장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하던 일을 하니 몸은 조금 고달프겠지만 마음은 무~~지 편한 꿀알바를 하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알바비 타면 구매 할 품목 (스케이트 보드*오션월드 비용*반바지)를 미리 장바구니에 담겨 두느라 인터넷 쇼핑을 하는 얼굴에 오랜만에 화색이 돈다.